은행, 은행채.CD 발행 늘려 현금 확보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0.08.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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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현금 마른 은행, 유동성 잔치 끝]

편집자주 코로나19 발발 이후 은행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상반기에 연간 대출목표를 채울 정도였다. 그런 만큼 은행들의 현금사정도 빠듯해졌다. 은행채와 CD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태도도 변했다.‘수익’보다 ‘위험’을 더 따진다.

은행들이 하반기 들어 은행채와 CD(양도성 예금증서) 발행량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출요구 등에 대응하기 위한 유동성이 필요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들은 7월부터 은행채 총 4조6976억원을 발행했다. 4대 은행이 앞선 6개월(1~6월)에 발행한 은행채 총 11조294억원의 43%에 상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하나은행이 올해 발행한 총 3조6700억원 은행채 중 71%(2조6000억원)가 7월에 몰렸다.



4대 은행의 CD발행량은 지난 7월 이후 총 1조6700억원이다. 상반기 6개월 동안 총 5조2400억원치의 3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은행, 은행채.CD 발행 늘려 현금 확보


은행이 은행채와 CD발행을 늘린 이유는 10월이 되기 전 LCR을 100% 이상으로 높여야 해서다. LCR은 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에 대한 고유동성자산의 비율(LCR=현금성 자산/향후 1개월간 순현금유출액)이다.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대응을 위해 LCR 최저준수비율을 100%에서 85%로 낮춰줬다.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한시적 조치다.

현재 4대 은행 모두 LCR이 100% 미만이다. 코로나19 관련 대출과 요구불 예금이탈이 급증하면서 현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게다가 금리 기조로 정기예금잔액도 감소세다. LCR의 ‘분모’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분자’를 늘려야 하는데 은행이 CD나 은행채를 발행해 팔면 곧장 현금이 들어온다. CD가 은행채보다 3bp정도 금리가 낮은데 이자를 만기 때 주는 거라 바로 나가는 현금이 없다. 만기가 도래하면 다른 CD를 찍어 차환하면 된다.



LCR 규제 원상복구는 특히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다. 정부가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를 연장하려면 LCR 85% 적용기간도 늘려야 한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들어와야 할 대출 이자가 안 들어오는 것이라 LCR이 낮아지는 측면이 있다”며 “당국이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85%의 적용기간도 연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지원대출은 늘고 금리는 점점 낮아지다보니 LCR이 100% 밑으로 간 것”이라며 “적정한 수준에서 은행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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