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 못믿는다" 휴대폰 든 6070 "내손으로 직접한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8.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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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투자생활-세대별 주식의 세계③]6070

편집자주 주식 시장이 뜨겁다. ‘동학 개미’가 만든 열풍이다. 개미는 다양하다. 옆집 대학생부터 윗집 할아버지, 아랫집 새댁까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주식 시장에 뛰어 들었다. 모두 주식을 말하고 관심을 쏟지만 투자 방식은 다르다. 특히 세대별로 차이가 난다. 종목을 찝어주는 ‘리딩방’으로 한방을 쫓는 2030대가 있는가 하면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에게 추천 받은 해외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4050대가 있다. 또 직접 스마트폰을 켜고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켜고 직접 주문을 넣는 6070대 투자자들도 있다. 국내 증권 계좌수 3300만 시대 세대별 투자전략을 살펴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요새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에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설치하는 것은 일도 아니에요. 투자도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한전 등 전통주가 아닌 테마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합니다.”



4월부터 시작된 ‘동학개미’ 운동의 주체는 비단 2030대만이 아니다. 자산을 토대로 직접 투자에 뛰어든 6070대도 적잖다. 지난해 DLF(파생결합펀드)와 최근 사모펀드 환매 연기 등 간접투자의 쓴맛을 본 노년층들이 직접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스마트' 6070대 비대면계좌 개설…테마주에 관심
12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4~7월 동안 개설된 비대면계좌 45만여개 중 약 7만5000개가 60~70대로 나타났다. 비대면계좌 신규 고객 중 15% 이상이 노년층인 셈이다.

류재용 KB증권 프라임센터 부장은 “6070대라고 하면 과거 지점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주문하던 걸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카카오톡과 유튜브 등을 이용하며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6070대의 비대면 계좌가 폭증했다”고 말했다.



류 부장은 “(6070대 투자자들은)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하더라도 MTS 설치와 가입만 도움 받는다”며 “실제 주문은 MTS를 통해 직접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투자 성향도 기존 관념과 다르다. 안정적 종목 대신 코로나19(COVID-19) 트렌드에 맞는 주식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NAVER (187,100원 ▼2,200 -1.16%)카카오 (54,400원 ▼400 -0.73%) 등 언택트주와 진단키트 관련 제약주 등이다.

류 부장은 “월 1만원 ‘프라임클럽’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함께 PB 컨설팅을 제공하는데 6070대가 주요 가입자”라며 “무엇보다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DLF·사모펀드에 덴 6070대…"내 손으로 직접 투자"
간접투자에 대한 불신과 수익률이 노년층을 직접투자로 이끌었다.


지난해 DLF 사태와 최근 사모펀드 환매 연기의 주요 피해자는 노년층이다. DLF의 경우 피해자 10명 중 4명이, 옵티머스펀드의 경우 피해자 2명 중 1명이 60세 이상이다.

은행과 증권사 직원의 말만 믿고 뛰어들었다가 낭패만 봤다. 한 증권사 직원은 “간접투자에 대한 불신은 어느 연령층보다 노년층에서 가장 클 것”이라며 “남은 자산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굴리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간접투자 수익률도 직접투자를 부추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채권에만 투자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익률이 나왔지만, 지금은 낮아진 금리로 1%도 채 안된다”며 “추천할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지지부진하다. 1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0.56%다. 하이일드 채권형을 제외한 해외 채권형 펀드의 경우에도 최근 3개월 수익률이 5.15%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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