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도 '액면분할' 한다는데…삼성전자·롯데칠성 주가는 어땠을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8.1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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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20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8조 1000억원으로 공시한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삼성전자가 2020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8조 1000억원으로 공시한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애플에 이어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액면분할 이후 주가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증권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장 마감 후 5대 1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이달 21일 기준으로 주주명부를 확정하고, 오는 28일 장 마감 후 액면 분할을 단행해 오는 31일부터 분할된 가격으로 거래가 시작된다.

이날 정규장에서 3% 하락 마감한 테슬라는 액면 분할 소식 발표 후 시간외 거래서 한때 8.4% 급등했다. 현재 1주당 1500달러(약 180만원) 안팎인 테슬라 주가는 5대 1 액면분할을 거칠 경우 2~300달러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도 지난달 30일 4대 1 액면분할을 발표한 바 있다.



엄밀히 말하면 미국은 액면분할보다 '주식분할'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대형주 가운데에도 애플(0.00001달러), 페이스북(0.000006달러) 등 액면가액이 매우 낮거나 액면가가 아예 없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을 추가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1개 주식을 분할해 여러개의 주식으로 늘린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액면분할과 개념이 비슷하다.



액면분할은 통상 주식 시장 가격이 너무 높아 거래가 부진할 때 접근성을 높여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들은 액면분할로 인한 주가 상승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도 인다.

11일 기준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주가는 액면분할 직후 주가(5만1900원·2018년 5월 4일) 대비 12.14% 오른 5만8200원이다.


그러나 액면분할 효과로 상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장 직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원대로 떨어졌고 지난해 1월에는 3만6850원까지 추락했다가 11월에야 5만원대를 회복했다.

액면분할한 다른 대형주들도 마찬가지다. 상당수가 분할 이전보다 주가가 부진하거나 최근에야 회복한 상황이다. 2015년 10대 1로 액면분할한 아모레퍼시픽의 현재(11일) 주가는 17만4000원으로, 분할 직후 주가(37만6500원) 대비 50%가량 낮다. 롯데칠성 (124,500원 ▼1,500 -1.19%)도 지난해 5월 10대 1 액면분할했으나, 주가는 1년여만에 40% 넘게 하락했다.

2018년 10월 70만원짜리 주식을 5분의 1로 쪼갠 NAVER (182,400원 ▲1,700 +0.94%) 또한 10개월 넘게 분할 직후 주가(14만2000원)에 못 미치며 부진을 겪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관련주가 수혜를 입으며 30만원을 돌파하며 액면분할 종목 중 체면치레를 했다.

애플 등 미국 대형주 주가가 액면분할 이후 주가 상승이 이뤄진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2014년 6월 4번째 액면분할을 단행한 애플 주가는 90달러대 초반이었으나, 6년만에 4배 넘게 뛰어 400달러를 돌파, 최근 5번째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액면분할 발표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애플 주가는 13%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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