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테슬라, 미국서 '액면분할'이 활발한 이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8.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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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모델3 / 사진제공=로이터테슬라모델3 / 사진제공=로이터


애플에 이어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대형 기술주가 잇따라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11일(현지시간) 증권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장 마감 후 5대 1 액면 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이달 21일 기준으로 주주명부를 확정하고, 오는 28일 장 마감 후 액면 분할을 단행해 오는 31일부터 분할된 가격으로 거래가 시작된다.



이날 정규장에서 3% 하락 마감한 테슬라는 액면 분할 소식 발표 후 시간외 거래서 한때 8.4% 급등했다. 현재는 6% 상승한 1465달러선에서 거래 중이다. 현재 1주당 1500달러(약 180만원) 안팎인 테슬라 주가는 5대 1 액면분할을 거칠 경우 2~300달러선으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엄밀히 말하면 미국은 액면분할보다 '주식분할'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대형주 가운데에도 애플(0.00001달러), 페이스북(0.000006달러) 등 액면가액이 매우 낮거나 액면가가 아예 없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을 추가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1개 주식을 분할해 여러개의 주식으로 늘린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액면분할과 개념이 비슷하다.

앞서 지난달 30일 애플 또한 4대1 주식분할을 발표한 바 있다. 애플의 주식분할은 이번이 5번째다. 마이크로소프트(9회), 월마트(9회), 포드(8회), 아마존(3회) 등 미국 시장에서 주식분할은 잦은 편이다.

국내에서도 2015년 아모레퍼시픽 (150,600원 ▲4,500 +3.08%), 2018년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NAVER (181,500원 ▼1,200 -0.66%), 지난해 롯데칠성 (125,600원 ▼1,500 -1.18%) 등이 액면분할을 단행했는데 한 기업이 두 차례 이상 액면분할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국내보다 미국 기업의 주식분할이 활발한 이유로는 인식 차이가 꼽힌다. 국내 기업은 주식분할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반면 미국 기업은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할 의무로 여긴다는 것이다.

안석훈 이베스트투자증권 해외주식팀장은 "미국 기업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도 줄이는 추세고, 배당금도 가능하면 유지하면서 다른 주주환원책으로 주식분할이 주목받게 됐다"며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주주가치 향상보다 오너 중심 기업이 많다 보니 주식분할이나 병합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액면분할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된다. 이론상 액면분할은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당 가격이 낮아진 만큼 소액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고, 통상 이로 인한 거래 활성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액면분할을 발표한 애플은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13% 이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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