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자"…배부른 식품업·배곯는 외식업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0.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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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식 수요 늘고 글로벌 K푸드 인기…비용 줄면서 이익률은 고공행진

"집에서 먹자"…배부른 식품업·배곯는 외식업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고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식품업체들이 연이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포화와 지나친 경쟁으로 바닥을 기었던 이익률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반전에 성공한 것.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농심, 하이트진로 등 실적발표를 앞둔 주요 식품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밝다.

반면 외식이나 급식 중심의 업체들이나 유업계는 부진한 실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재택근무, 개학 연기, 코로나19 우려 등으로 외식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제일제당 (332,500원 ▼4,500 -1.34%)은 11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한 5조 9209억 원, 영업이익은 119.5% 늘어난 3849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실적 제외시, 매출은 8.6% 늘어난 3조 4608억 원, 영업이익은 186.1% 늘어난 3016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국내외 식품 매출이 늘어났고 바이오, 사료 부문도 수익성이 개선되며 전 부문에서 매출이 늘었다. 반면 판촉, 마케팅 비용은 줄었고 선제적인 비상경영 효과가 더해지며 수익성은 개선됐다.



특히 글로벌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매출은 처음으로 전사 매출의 60%를 넘어섰다. 미국 슈완스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주요 국가에서 매출이 고르게 늘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 수요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오리온, 동원F&B 역시 양호한 성적을 내놨다. 오리온은 지난 2분기 매출액 5151억원, 영업이익 862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재택근무, 집콕족 증가 영향으로 스낵과 비스킷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온라인 채널 매출도 성장했다.

동원F&B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7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571억5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7% 늘었다. 유제품, 식자재 사업이 부진했지만 더반찬, 생수 등 B2C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해외법인 실적 개선이 이어진 영향이다. 동원산업은 미국 참치자회사인 스타키스트 매출이 급증하면서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8%, 55.4% 늘어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오는 14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농심, 하이트진로, 오뚜기 등 주요 식품기업들도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업계에서는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 늘어난 3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역시 3배 늘어난 4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 1분기에도 증권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급식, 식자재 중심인 SPC삼립, 현대그린푸드 등은 이익 감소를 면하지 못했다. SPC삼립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93억원으로 44% 급감했고 현대그린푸드도 22% 줄어든 2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하반기 역시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용 효율화와 글로벌 사업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년 베이스 부담이 낮고 국내 내식 선호현상이 단기간에 일단락될 것 같지 않다"며 시장 우려와 달리 3분기까지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해외에서의 성과는 향후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스토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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