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위챗 금지'에 마카오 도박업체들이 긴장...왜?

뉴스1 제공 2020.08.11 15:50
글자크기
위챗 홈피 갈무리위챗 홈피 갈무리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챗·틱톡의 미국 내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마카오 내 미국 도박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위챗 금지령으로 마카오 내 미국 카지노 업체들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카오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미국 업체와 중국 본토 고객 간 연결고리가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앱 위챗의 모기업인 텐센트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미국 관할권 내 모든 개인과 기업에 적용된다. 발효 시점은 45일 뒤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은 중국인의 일생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앱이다. 중국에 거주하거나 사업을 하려면 위챗을 깔아야 한다는 게 당연할 정도다.

포르투갈의 통치를 받던 마카오는 1999년 중국으로 반환됐다. 이후 마카오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카지노 산업을 키워왔다.

마카오 기반 로펌 위어앤어소시에이츠의 변호사 카를로스 로보는 "마카오 도박장 고객의 95%는 중국 본토에서 왔다"며 "어떻게 그들과 소통하냐고? 위챗"이라고 밝혔다.


마카오의 6개 카지노 사업체 중 윈리조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 라스베이거스샌즈 등 3개가 미국 기업이다. 이들은 자회사를 통해 마카오에서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샌즈를 모기업으로 둔 샌즈차이나의 법률 고문을 맡았던 로보는 "위챗 금지는 멜코, SJM홀딩스, 갤럭시를 포함한 마카오 내 비(非)미국 업체에만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중국에 있는 모든 미국 회사에 적용된다. 그들의 중국 지역 팀은 위챗 없이 어떻게 상사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마카오 소재 도박 전문 컨설팅 업체 IGamiX의 매니지먼트 파트너 벤 리는 마카오 카지노 도박 매출의 80~90%는 중국인들이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중국 본토에서 도박은 불법이지만, 위챗은 마카오에서 카지노 도박을 원하는 중국 고객과 소통하는 주요한 수단이다.

리는 "중국에서 카지노 광고는 금지돼있다. 그래서 업체들은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하기 위해 많은 SNS를 이용한다"며 "만약 이 채널(위챗)을 뺏긴다면, 미국 운영업체는 경쟁 업체에 비해 심각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뿐 아니라 위챗페이를 통한 돈거래도 불가능해진다. 로보는 "마카오 카지노에서 너무나 많은 중국인이 모든 종류의 거래에 위챗을 사용하기에 더욱 타격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