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배6구역 조합장 해임추진 "조합원들 의견 반영 안해"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0.08.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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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정비사업 계획변경안 배치도 비교/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정비사업 계획변경안 배치도 비교/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


서울 서초구 방배동 818-14번지 일원 방배6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조합장 해임이 추진된다. 시공사인 대림산업과 결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일부 조합원들은 당초 약속과 달리 브릿지, 통합주차장 등의 사업계획이 무산된 것에 불만을 갖고 새 조합장을 선정해 사업계획을 변경하겠다는 방침이다. 대림산업은 이 같은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사업성을 감안해 조합과 협의한 내용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조합원들과 협의해 사업계획안을 변경해간다는 계획이다.

방배6구역 재건축 조합장 해임 추진… "대림산업과 결탁" 의혹 제기돼
방배6구역 재건축조합 조합장 해임총회 공고/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방배6구역 재건축조합 조합장 해임총회 공고/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


11일 주택정비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방배6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의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해임총회는 방배6구역 조합 이사진 총 7명 중 조합장을 제외한 6명의 이사들과 200여명의 조합원들이 추진했다. 지난 5월 서울시가 사업 최종 심의를 의결한 뒤 조합에 요청해 받은 건축심의변경안이 당초 계획안과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 해임 추진 이유다.



"대림산업 제안 '폐도·브릿지·통합주차장' 모두 무산돼… 조합원 로열동·층 배정도 크게 줄어" 주장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 대림산업 입찰 당시 제안 내용/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방배6구역 재건축사업 대림산업 입찰 당시 제안 내용/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
조합원들은 "대림산업이 2016년 11월 시공사 선정 당시 사업제안서에 악속했던 3대 공약이 '폐도·브릿지·통합주차장'이었는데 건축심의변경안에는 폐도·브릿지·통합주차장이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림산업이 입찰제안서에 방배6구역 단지 사이에 도로가 있는데 이 도로를 없애고(폐도) 도로 위에 단지별로 연결하는 녹지의 브릿지를 만들어 통합 공원을 만들며, 단지 지하가 모두 연결되는 통합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이 당초 계획과 달리 선호도가 낮은 타워형과 3베이 판상형의 아파트를 배정받게 바뀌었다고도 지적했다. 사업제안서에 34평 기준 4베이 판상형을 249가구 제공해 조합원들이 모두 로열동 로열층을 받도록 했는데, 건축심의변경안에는 34평 4베이 판상형이 82가구만 건축되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설명이다.

당초 계획됐던 40평, 45평 평면도는 42평, 48평으로 공급면적이 늘면서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불만 사항이다.

"대림산업이 OS 동원해 조합장 연임시켜"… 대림 "OS 동원·조합장 결탁 사실 아냐"
입찰제안서 상 대림산업의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입찰제안서 상 대림산업의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이 조합원들에 불리하게 사업이 진행되도록 대림산업을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항의하자 조합은 지난달 30일 대림산업과 긴급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합장은 "절차대로 진행했고 설명회를 열었는데 아무도 이의신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대림산업이 공약 무산 등에 대해 보상안도 내놓지 않고 조합장과 합의해 슬그머니 사업을 진행하면서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도 조합장 교체가 추진됐지만 대림산업이 OS요원(외주 홍보직원)을 활용한 서면결의로 현재 조합장을 연임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경된 조감도는 입찰제안 때 조감도와 확연히 다르다"며 "아파트명이 '아크로 파크 브릿지'인데 공원과 브릿지가 없어져 아파트 정체성마저 모호해졌다"고 말했다. "당초 계획과 다른 점이 많은데 보상은커녕 공사비 감액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측은 "OS요원을 동원했고 조합장과 결탁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공사비만 받으면 되고 을의 입장에 있어 결정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또 "아직 설계안이 최종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고 사업성 여부, 인허가 기간 등을 고려해 최적의 설계안을 내놔야 하는 상황으로, 이를 감안해 조합원들이 선택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브릿지의 경우 도로를 폐쇄해 만들어야 하는데 이 경우 도시계획을 변경해야 해 시간이 걸리고 4베이 판상형 역시 많아지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업성을 감안해 변경된 계획안을 선호하는 조합원들도 있다"며 "사업계획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총회 의결을 거쳐 정해지는 만큼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경된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변경된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사진= 방배6구역 조합원
아크로 파크 브릿지 분양은 내년 3월 전망
한편 조합원들은 현 조합장이 해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해임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 1131가구(일반분양 676가구)로 구성된 방배동 아크로 파크 브릿지 분양 일정은 당초 오는 12월로 알려졌지만 현금청산자 이주 지연 문제로 내년 3월로 사실상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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