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보험, 외국계 전유물?···국내 대형 생보사도 '만지작'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0.08.12 05:06
글자크기

삼성생명 연내 출시 목표, 한화생명도 준비 중…관련 경쟁 시장 가속화 주목

달러보험, 외국계 전유물?···국내 대형 생보사도 '만지작'


외국계 생명보험사(생보사)들이 주로 출시했던 ‘외화보험’ 시장에 국내 대형 손보사들이 뛰어든다.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을 모두 외화로 주고받는 상품이다. 96%가 달러다. 자산순위 업계 6위 신한생명이 달러보험을 출시한데 이어 업계 1위와 2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외화 종신보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달러를 포함한 외화보험 출시 목적 사내 TF(태스크포스)를 꾸렸다. 현재 상품 구성과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를 진행중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외화보험 등의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해당 상품 출시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2위인 한화생명도 상품 공개 시기와 종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화보험 출시를 위한 기초적인 검토를 하는 중이다.

외화보험은 그동안 외국계 생보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동안 메트라이프생명이 주도를 해 왔고 푸르덴셜생명과 AIA생명, ABL생명 등이 판매했다. 여기에 KDB생명과 DGB생명 등 국내 중소형 생보사들도 연초부터 가세했다. 두 회사는 지난 1월에 ‘KDB달러저축보험’과 ‘아메리칸드림달러연금보험’을 각각 선보였다.



지난 10일에는 신한생명이 ‘신한달러유니버셜종신보험’을 내놓았다. 매달 255달러(약 30만원)을 내면 사망시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을 지급받는다. 종신보험이면서 5대 질병 진단 특약도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생보사들이 달러보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저금리 시대에 외화와 연동해 수익을 내려는 고객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데다 환차익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10년이상 보험을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자녀 유학자금, 이민자금, 해외체류자금 등을 마련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 판매는 2018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 2017년까지 5000건여에 불과했던 외화보험 신규 계약건은 2018년 원·달러 환율이 상승추세를 타면서 5만건을 넘겼다. 지난해에도 6만건 넘게 팔렸다. 국내 생보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고 있는 만큼 판매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메트라이프 관계자는 “메트라이프생명이 2018년 출시한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이 그 해 팔린 외화보험 중 90%를 차지했다”며 “시장의 외연을 을 넓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화를 달러로 변환하는 전산 시스템 구축에 수백억원이 투입되고 기간도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보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건 미지수다.

환율 변화에 따라 이익이 아닌 손해를 볼 가능성도 적지 않으므로 상품 가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이 외화보험에 대한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한 이유도 보험사들이 환욜 변동에 따른 위험을 알리지 않고 상품을 판다는 판단에서였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가입 고객들에게 관련 리스크를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