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뉴시스]차용현 기자 = 9일 오후 연이틀 내린 폭우로 침수된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상인들과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 상인이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앉아 있다. 2020.08.09. [email protected]
역대급 장마에 '소비진작' 효과 기대 난망여름철 장마가 역대 가장 기간 이어지면서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쉬어가기'만 고려한 것은 아니다. 내수경기 회복 모멘텀을 살리자는 경제적 효과도 노렸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소멸되가는 시점에서, 소비를 다시 한번 진작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장마가 역대 최장기간으로 길어지면서 임시공휴일 마저 장마 영향권에 들었다. 서울, 경기 등 지역은 오는 16일까지 비 예보가 내려진 상태다.
비가 그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이 많아 A씨 사례처럼 국내 관광 등을 통한 소비진작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0일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인구 절반이 임시공휴일로 쉬는 경우 임시공휴일 하루 동안 전체 소비지출액이 2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숙박, 교통, 식비, 오락문화 등 관광 관련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소비지출에 따른 경제 전체의 생산유발액은 4조2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1조6300억원, 취업유발인원은 3만6000명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역대급 장마에 상황이 바뀌었다. 박용정 현대연 선임연구원은 "집중호우 피해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장마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대외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장률 전망에도 '하방리스크'로 등장장마로 인한 재해피해는 3분기 반등을 노리던 우리 경제에 새로운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오는 27일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놔야 하는 한국은행도 집중호우 피해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짚는 중이다.
해외 주요 IB 한국 성장률 전망치. /그래픽=유정수 디자인 기자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 0.2%로 전망한 후 최근 하향조정을 예고한 상황이다. 해외 주요기관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1%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장마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소비나 생산, 투자 등 각 부문에서 집계되는 통계들을 보고 피해규모 등을 따져 이번 전망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와 자연재해가 겹쳐서 나타나는 상황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일 현재 피해사실이 조사된 지역을 토대로 7개 시·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피해지역이 전국으로 확산됨에 따라 추가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지난 1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인원은 42명, 시설피해는 2만여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