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재미없다는 한국 은행주 왜 사나…기관도 가세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8.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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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잠재부실 리스크 둔화, 각국 금리반등에 마진개선 기대

은행주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대출 부실 우려가 해소되며 매수세가 유입 중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주목한다. 부동산 가계 대출 감소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전환과 원/달러 환율 하향안정 등 매크로 지표들도 우호적이다.



11일 증시에서 KB금융 (70,300원 ▲1,300 +1.88%)신한지주 (47,200원 ▲200 +0.43%), 하나금융지주 (58,900원 0.00%), 우리금융지주 (14,590원 ▼20 -0.14%) 등 4대 금융지주사 주가는 전날보다 1~6% 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세가 이어진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이날을 포함해 이틀간 기관과 외국인의 100만주 순매수가 유입됐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매매동향이 나쁘지 않다.



KB금융은 이달 들어 10%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 신한지주는 7% 정도 상승했다. 금융지주사의 주가상승은 국내 은행들에 대한 관심 고조와 비은행 계열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국내 금융그룹들은 그간 외형성장을 중시했으나 최근 안정적 이익과 배당성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높은 이익 성장에도 지지부진한 주가에 주주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은행주들의 짠물 배당이 지나친 것은 사실이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각사의 배당과 자사주매입, 소각 등을 고려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은행들의 배당성향은 △HSBC 172% △JP모간 101% △ANZ 89% △DBS 69% △타이신 47% △신한금융 39% △KB금융 34% 등이었다.


정부와 금융권이 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 부동산 대출을 옥죄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외국인들은 그간 국내 은행들의 잠재 부실로 부동산 대출을 꼽았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 전세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지면 전세대출은 물론 갭투자 대출에도 부실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가계 부채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부동산 대출규제와 원리금 분할상환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채 구조조정은 은행 여신 성장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이는 배당 여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는 은행주 재평가의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각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금리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은행주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57%로 한주간 4bp(0.04%포인트) 상승했다"며 "미국 7월 실업률이 10.2%로 컨센서스 대비 낮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지난 7일 하루에만 금리가 3bp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뿐 아니라 영국·독일 등 글로벌 금리들이 모두 동반 상승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미국 금융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시중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이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의 활화 속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해 가격 메리트가 부상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코스피 지수는 3월말 1754에서 현재 2400선 초반으로 38% 가량 상승했으나 코스피 금융업지수는 같은 기간 28% 상승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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