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에도 지갑 연 개미들, 덩치 큰 놈들만 골라 샀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8.1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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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뚜벅뚜벅 걷는다. 조정은 없다. 이달 들어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2370선으로 올라섰다. 증시의 상승세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주도했다.

‘동학 개미’의 매수 성향은 흥미롭다. 고수익을 추구하면서도 규모가 큰 대형기업을 골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거래일 간(3일~10일)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조360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2250선~2380선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개미들은 ‘사자’로 직진했다. 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7281억원)였다.



지난달말 외국인의 순매수로 장중 6만원까지 올라갔던 삼성전자가 5만원대로 내려오자 ‘조정시 매수’ 전술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250억원 순매도 했다. 주가는 같은 기간 0.17% 하락했다.

개미의 순매수 상위 종목으로 SK하이닉스(5022억원), 카카오(4622억원), LG화학(357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우(1254억원), LG화학우(1186억원) 등 우선주도 매집했다. 7월 한달동안 SK하이닉스(8906억원), SK바이오팜(6507억원), 엔씨소프트(4628억원), 카카오(4185억원), NAVER(3999억원) 등 인터넷·게임주들에 관심이 쏠렸던 것과 비교된다. 8월들어 개미들의 LG화학 사랑이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코스닥시장에선 바이오주들을 집중 매수했다. 시총 상위주를 중심으로 매수했지만 중소형주도 두려움 없이 사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씨젠이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주 씨젠을 1250억원 순매수했다. 씨젠 주가는 19.3%가 상승했다.

솔브레인홀딩스(462억원), 유바이오로직스(455억원), 에이비엘바이오(408억원), 한국파마(33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말부터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종목이다. 코로나19(COVID-19) 후보 백신 도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지난 7월20일 8000원대던 주가는 이날 2만9400원으로 3배 이상 올랐다. 7일에는 주가 급등으로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하루 정지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중소형주를 선호해왔는데 올해는 대형주를 매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20년래 최고치라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를 상승으로 이끈 BBIG7(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17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은 8조4000억원 순매도, 기관은 10조9000억원 순매도와 비교된다.

그는 “고객 예탁금 잔고도 약 50조원에 이르고 신용·미수 증감과 매도 결제분을 제외한 실질 고객 예탁금도 올해만 14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수세 못지 않은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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