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0선 눈앞에서 거꾸로 가는 개미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8.11 04:44
글자크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상승 랠리가 이어진다. 지난 한주간 개인은 주식시장에서 2조원어치를 순매수했을 정도다. 하지만 ‘개미’가 모두 한방향을 쫓는 것은 아니다.

증시 상승 흐름 속 개인들의 인버스 매수 행렬도 계속된다. 연고점을 돌파한 국내증시가 조만간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71포인트(1.48%) 오른 2386.38로 장을 마감했다. 8월 들어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을 만큼 강세장이다. 개미들의 힘이다. 이날만 3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강세장’만에 베팅하는 개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데 베팅하는 개미도 적잖다.



거침없이 오르는 코스피지수만큼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에 돈이 몰렸다. 인버스 ETF는 지수의 역배수를 추종하는 ETF다. 추종하는 지수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2배 역배수로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도 있다.

개인들은 8월 들어 코스피지수를 역배수로 추종하는 KODEX 인버스를 26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를 2배 역배수로 추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694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각각 22억원 순매수, 32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들은 1년 10개월만에 2300선을 돌파한 8월 5일에는 곱버스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9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하락 기대 심리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변동성이 커진 3월 이후 줄었던 인버스 투자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며 "반면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 ETF는 1558억원 순매도했다.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인버스 ETF, 그 중에서도 곱버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복리 효과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 투자에 머물러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인버스 ETF는 매번 일일 수익률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수익률 변동폭이 지수 변동폭보다 크다"며 "증시가 한 방향으로 가지 않고, 등락이 거듭되면 지수가 하락해도 수익이 남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초지수가 100→120→100 구간을 반복한다고 가정하자. 100이었던 곱버스 가격은 둘째 날(기초지수 120) 60이 된다. 셋째 날 지수가 100으로 16.7% 하락하면, 곱버스 가격은 99.3이다. 기초지수는 제자리를 찾았지만, 곱버스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