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네이버·삼바…뜨거운 '시총 3위' 전쟁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정인지 기자 2020.08.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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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네이버·삼바…뜨거운 '시총 3위' 전쟁


네이버(7월31일)→삼성바이오로직스(8월5일)→네이버(8월6일)→LG화학(8월7일)→네이버(8월10일)

최근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가 꿈틀댄다. 특히 코스피 시총 3위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증시를 이끈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각 분야의 대장주들이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각축을 벌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 3위는 최근 10년간 포스코, 현대차의 몫이었다. 2010~2011년 시총 3위였던 현대차는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 바람을 타고 2012~2015년까지 시총 2위로 올라섰다.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심화와 성장률 둔화 등으로 현대차는 다시 시총 3위로 내려왔다가 2018년 들어 네이버와 셀트리온, 2019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시총 3위를 내줬다.



올해는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위에 안착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바이오를 밀어냈다. 지난달말 이후 네이버가 3위로 뛰어오른 것. 여기에 2차 전지 세계 1위 LG화학이 최근 급등하며 시총 3위에 도전장을 냈다.

LG화학은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감과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지난달 말 53만원이던 주가가 일주일 만에 40% 가까이 오르면서 시총 순위가 훌쩍 뛰었다. 단기간에 급등해 가격 부담이 있지만 LG화학은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뉴딜의 수혜를 받으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이날 기준으로 LG화학 주가가 하락하면서 3위는 다시 네이버의 몫이 됐다. 이들의 시가총액 차이가 1조원도 채 나지 않아 언제든 순위 변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벌어지는 코스피 3위 경쟁은 국내 증시를 이끄는 업종인 BBIG의 성장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배터리(LG화학)·인터넷(네이버) 등 각 업종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마다 대장주가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서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시총 3위를 주목하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수십년 간 시총 1위를, SK하이닉스가 최근 4년간 시총 2위를 굳건하게 지켜온 데 반해 3위는 후순위 기업들과 시총 격차가 크지 않았다. 현대차가 자리에서 물러난 후 당대를 대표하는 ‘성장주’들이 엎치락뒤치락했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시총 3위에 머무르다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붐에 2위로 뛰어올랐던 것처럼 시총 3위 자리를 두고 ‘3파전’을 벌이는 기업중 2인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시총 3~5위인 세 기업(삼성바이오로직스·네이버·LG화학)의 시총은 각각 50조원을 웃돈다. 2위인 SK하이닉스(59조1900억원)와 격차가 크지 않다. 올 초만 해도 시총 50조원을 넘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뿐이었다.

현재로선 3파전의 승자를 가늠하기 힘들다. 세 종목 모두 2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했고 미래 성장성도 큰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기대하는 비약적 성과도 장기간에 걸친 과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전체적으로 레벨업 하는 과정에서 3위를 두고 활발한 시소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며 “바이오, 언택트, 배터리 등 주도주에 자동차(현대차)까지 붙은 상황에서 향후 상승 여력이 어느 정도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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