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에도 지갑 연 개미들, 덩치 큰 놈들만 골라 샀다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8.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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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스피지수가 조정 없이 상승 중이다. 이달 들어서만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2370선으로 올라섰다. 증시의 상승세는 개인투자자들이 주도했다. 개인들은 고수익을 낼 수 있으면서도 주로 규모가 큰 대형기업을 골라 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3일~7일) 한주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2조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2250선~2350선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6765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달 말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에 장중 6만원을 웃돌았다가 다시 5만원대로 내려오면서 '조정시 매수'하는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국인은 같은 기간 다시 매도로 돌아서 삼성전자를 2103억원 순매도 했다. 주가는 같은 기간 0.7%가 하락했다.

SK하이닉스(5201억원), 카카오(4293억원), LG화학(1515억원)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우(1024억원), LG화학우(932억원) 등 우선주도 매집했다. 7월 한달간에는 SK하이닉스(8906억원), SK바이오팜(6507억원), 엔씨소프트(4628억원), 카카오(4185억원), NAVER(3999억원) 등 인터넷·게임주들에 관심이 쏠렸던 것과 대비된다.



LG화학 (370,500원 ▼8,000 -2.11%)은 개인과 외국인이 동시 순매수하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1252억원을 순매수하면서 LG화학 주가는 31.3% 뛰었다. 시가총액도 NAVER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LG화학우도 61%가 급등해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줬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오주들을 집중 매수했다. 시총 상위주를 중심으로 매수했지만, 중소형주도 두려움 없이 사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씨젠 (21,450원 ▼50 -0.23%)이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주 씨젠을 1191억원 순매수했다. 씨젠 주가는 지난주 약 20%가 급등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455억원, 솔브레인홀딩스가 372억원, 유바이오로직스가 364억원, 엔지켐생명이 25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유바이오로직스 (12,710원 ▲50 +0.39%)는 지난 7월 말부터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종목이다. 코로나19(COVID-19) 후보 백신 도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지난 7월20일 8000원대던 주가는 6일 3만950원으로 3배 이상 올랐다. 7일에는 주가 급등으로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하루 정지됐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중소형주를 선호해왔는데, 올해는 대형주를 매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20년래 최고치라는 설명이다. 코스피지수를 상승으로 이끈 BBIG7(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17조원에 육박한다. 외국인은 8조4000억원 순매도, 기관은 10조9000억원 순매도와 비교된다.

그는 "고객 예탁금 잔고도 약 50조원에 이르고, 신용·미수 증감과 매도 결제분을 제외한 실질 고객 예탁금도 올해만 14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매수세 못지 않은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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