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백팩에 구찌 스니커즈"…남자도 명품이 좋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0.08.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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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남성들, 백화점 명품 큰손으로 부상 중..."외제차 넘어 옷, 가방, 운동화까지 명품"

구찌의 남성용 스니커즈/사진=구찌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구찌의 남성용 스니커즈/사진=구찌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2조원대 매출을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서는 지금 국내 최초로 '루이비통 맨즈'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다. 루이비통 맨즈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질 아블로가 진행한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이 백화점 한복판을 장악한 가운데 20대와 30대 남성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역에서는 구찌 백팩에 발렌시아가 스니커즈를 신은 30대 '패피' 남성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제 사치스러운 여성을 상징하는 '샤넬백을 향한 열망'은 여성들에게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 명품을 사랑하는 2030 남성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백화점을 비롯한 명품업계는 럭셔리 맨즈 컬렉션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단일 백화점 국내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루이비통 버질 아블로의 남성 컬렉션을 국내 최초로 단독 공개했다. 버질 아블로는 전 세계적인 스트리트 패션 열풍을 일으킨 브랜드 '오프 화이트'의 창시자로 루이비통 남성 부문 디렉터다. 루이비통 이미지를 '젊은 루이비통'으로 혁신시킨 버질 아블로 맨즈 컬렉션이 신세계 강남점 1층을 장악했다는 것은 백화점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2030 남성의 명품 구매력을 방증하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세계백화점 남성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거둔 성과로, 여성 매출 증가율(25.1%)에 필적하는 매출 성장세를 나타냈다.

"루이비통 백팩에 구찌 스니커즈"…남자도 명품이 좋다
자신을 치장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 남성 '포미족'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 명품 장르 연령대별 신장률은 20대가 2019년 24.4%에서 올해 상반기 26.8%로 늘었고 30대는 지난해 19.1%에서 올 상반기 31.0%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 갓 진출해 경제력을 갖추기 시작한 20대 후반 남성과 직장 생활이 한창인 30대 1인 가구 남성들이 나를 위한 소비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남성의 명품 소비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벤츠·BMW 등 외제차를 넘어 가방, 옷, 신발 등 패션 아이템까지 명품으로 치장하려는 욕구가 뚜렷해졌다.


남성의 명품 소비는 가방은 물론 지갑, 스니커즈, 시계에서 에어팟 케이스까지 특정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루이비통, 구찌가 전통적인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삼성전자와 협업한 톰 브라운 등 '핫'한 디자인의 브랜드가 2030 남심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명품업계의 맨즈 컬렉션 매출이 급증하면서 백화점들도 앞다퉈 남성 명품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버질 아블로의 루이비통 컬렉션으로 치고 나가며 '글로벌 럭셔리 백화점'의 위상을 자랑하는 가운데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럭셔리 맨즈 전문관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MD(상품기획)를 개편한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젊은 명품'을 컨셉으로 새단장하며 남성복이 있는 4층에 구찌 맨즈와 발렌시아가 맨즈를 입점시켰다. 앞서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는 남성 관련 전문관을 열었고 명품 판매뿐 아니라 가전 판매점, 바버샵(미용실) 등 복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도 지난해 지방백화점 최초로 구찌 맨즈를 유치한데 이어 올해 3월 루이비통 맨즈를 입점시켰다. 루이비통 맨즈 단독 매장은 연 매출 100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거란 예상 속에 부산본점에 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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