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로 변한 증암천 수심이 도로에 다다른 모습/박경담 기자
삼거리에서 곧바로 보이는 증암천은 흙탕물이 거친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증암천을 가로지르는 충효교는 다리 1m 밑까지 강물이 차올랐다. 증암천이 흘러 들어간 광주호 역시 빗물로 가득 찼다. 광주호를 에워싼 나무들은 갈색 줄기가 물에 잠겼다.
전남 담양군 지곡리 논이 빗물에 잠긴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고립된 담양…광주 가는 길은 모두 산사태
도로에 물이 차오른 전남 담양군 지곡리/사진=박경담 기자
삼거리에서 광주로 연결되는 다른 2차선 도로 역시 산사태 소식이 들렸다. 무등산을 타고 광주로 넘어가는 도로였다. 짐 대부분을 놓고 온 광주로 갈 길이 모두 막혀 고립 상태에 빠졌다. 도로가 막히자 당장 8개월짜리 함께 동행한 둘째 아들의 분유가 문제였다. 버틸 수 있는 건 저녁시간까지였다. 비가 잦아들까 기다렸지만 호우는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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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 앞에서 멈춘 차들은 점점 늘었다. 오후 5시10분쯤 무등산 방면에서 광주로 넘어가는 187번 버스가 나타났다. 비가 곧 그치지 않는다는 일기예보에 차 시동을 켜고 무등산 길로 향했다. 충효교를 지나면서 가까이 본 증암천은 무서웠다.
평소 15분 걸리던 길, 30분 걸려 담양 탈출
도로에 물이 차오른 전남 담양군 지곡리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전남 담양군 도로에서 공무원이 도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박경담 기자
결국 담양 방문을 포기하고 북상하는 장맛비를 맞으며 세종시로 돌아왔다.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담양 내린 비는 542.5mm로 집계됐다. 전남도에 따르면 폭우로 섬진강이 10년 만에 범람한 가운데 9명이 사망하고 1명은 실종 상태다.
집이 물에 잠긴 전남 담양군 모습/사진=박경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