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45명 사망·실종'…KTX 멈추고 비행기 못떴다 (종합)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정혜윤 기자 2020.08.0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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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뉴스1) 유경석 기자 = 전북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8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침수된 용전마을에서 남원소방서 119 구조대원들이 보트로 한 주민을 구조해 나오고 있다. 2020.8.8/뉴스1  (남원=뉴스1) 유경석 기자 = 전북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8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침수된 용전마을에서 남원소방서 119 구조대원들이 보트로 한 주민을 구조해 나오고 있다. 2020.8.8/뉴스1


8일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섬진강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나면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숨지거나 실종된 인원이 최소 45명이고 이재민은 4500명에 육박한다. 시설 피해 접수는 9000여건에 달하고 농경지는 여의도 면적의 32배가 넘게 침수·유실·매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7개 시·군 외에 피해가 큰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하기 위한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다.



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28명, 실종 11명, 부상 8명이다.

전남 곡성 산사태 매몰(사망 5명)과 고압 전봇대 화재(사망 1명) 등의 피해가 반영되면서 전날 집계치(사망 17명·실종 10명·부상 7명)보다 사망 11명, 실종 1명, 부상 1명 늘었다.



중대본 집계에서 제외된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사고 인원(사망 3명·실종 3명)을 더하면 사망 31명, 실종 14명, 부상 8명이 된다.

이재민은 전국 11개 시·도 2831가구 446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집계치(6개 시·도 1535가구 2656명)보다 1296가구 1810명 증가했다. 이재민 중에는 812가구 1335명만이 귀가했다. 나머지 2019가구 3131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친·인척 집이나 마을회관, 경로당, 체육관, 숙박시설 등에서 머물고 있다.

일시 대피한 인원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1954가구 3195명이다. 8일간 누적치로는 3891가구 7916명에 달한다.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된 인원은 2068명으로 전날보다 339명 늘었다.


시설 피해는 9491건(공공시설 5257건·사유시설 4234건) 접수됐다. 전날 집계치(8244건)보다 1247건 추가 신고됐다. 이중 6943건(73.2%)만 응급복구가 끝났다.

물에 잠기거나 파손된 민간 주택은 2236채다. 비닐하우스 318동과 축사 등 1662개소도 비 피해를 봤다. 침수됐거나 유실·매몰된 농경지는 9317ha(헥타르=1만㎡)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의 32.1배, 축구장(0.73ha) 면적의 1만2763배에 이른다.

호우로 하늘길도 일부 막혔다. 현재 6편(제주 2편·포항 2편·울산 1편·김포 1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철도로는 충북선, 태백선, 영동선, 경전선, 광주선, 장항선, 전라선 등 7개 노선의 운행이 중지됐다. 중앙선은 단선, 경강선은 시속 40㎞ 이하로 서행 중이다.

전국적으로 도로 109개소, 지하차도 29개소, 둔치주차장 84개소가 통제됐다. 17개 국립공원 406개 탐방로 통행도 제한되고 있다.

폭우로 KTX 운행 멈추고, 고속도로 통제
(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8일 오전 전라선 동산~전주역 구간의 일부 선로가 누런 황톳물에 침수돼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오전 9시55분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의 열차 운행을 중지했다.(한국철도 제공)2020.8.8/뉴스1  (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8일 오전 전라선 동산~전주역 구간의 일부 선로가 누런 황톳물에 침수돼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오전 9시55분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역 구간의 열차 운행을 중지했다.(한국철도 제공)2020.8.8/뉴스1
폭우로 일부 구간 KTX는 운행을 멈추고 고속도로가 끊기는 등 전국 교통망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중·남부지방 집중 호우로 전라·경전·장항·광주·충북·태백·영동선 일부 구간 열차운행이 중지 또는 조정됐다.

먼저 전라선 전주~여수 구간 KTX 운행이 중지됐다. 또 경전선 일부 구간 운행이 멈췄다. 진주~순천 구간 전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장항선 전 구간 7개 열차와 홍성~익산 구간 9개 열차도 운행을 멈췄다. 광주선 광주~광주송정 구간 열차도 운행하지 않는다.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역에 도착하는 열차는 익산까지만 운행한다. 충북선 충주~제천 구간 운행이 중지됐고, 태백·영동선 전 열차가 멈췄다.

이외 광주 평동역 일대 도로가 침수되면서 광주 지하철 1호선도 노선을 녹동-도산역까지 운행을 단축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순천~완주 고속도로 방향 사매3터널 입구에 토사가 쏟아져 차량 통행을 막았다.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 TG 인근에서도 산사태로 차량 통행이 일부 통제됐다.

광주공항 활주로도 잠겼다…제주·김포 항공편 모두 결항
(광주=뉴스1) 한산 기자 =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앞 도로에서 경찰차가 물에 잠긴 도로를 달리고 있다. 2020.8.8/뉴스1(광주=뉴스1) 한산 기자 =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앞 도로에서 경찰차가 물에 잠긴 도로를 달리고 있다. 2020.8.8/뉴스1
광주공항 활주로가 침수되면서, 항공기 운항도 중단됐다. 8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광주 광산구 신촌동 광주공항 활주로 일부가 침수됐다.

이에 따라 광주에서 제주로 가는 오후 7시 20분(OZ8149), 오후 7시 25분(KE1907), 오후 8시10분(LJ595), 오후 8시 15분(TW907) 항공편과 광주에서 서울/김포로 가는 오후 8시30분(7C384) 항공편이 모두 결항됐다. 광주로 도착하는 오후 6시 이후 항공편도 모두 결항됐다. 제주에서 출발해 광주에 도착하는 5개 항공편이 모두 결항됐다.

광주 철도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광주선 광주~광주송정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역에 도착하는 열차는 익산까지만 운행한다. 또 광주 평동역 일대 도로가 침수되면서 광주 지하철 1호선도 노선을 녹동-도산역까지 운행을 단축했다.

서울 호우주의보 발효…"모레 새벽까지 500㎜ 물폭탄"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서울 등 중부지방에 호우주의가 발효된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8.8/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서울 등 중부지방에 호우주의가 발효된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인근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8.8/뉴스1
문제는 남부지방이 9일 새벽까지, 중부지방은 이날 저녁부터 10일 새벽까지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세찬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는 점이다. 비가 많이 오는 곳은 누적 강수량이 500㎜에 달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했고 서울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재해대책 1단계를 비상발령했다.

중대본은 이미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지반이 약해져 적은 강수량으로도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외출과 야외 작업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산사태 위기 경보는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발령됐다.

"지하공간 들어가지 마세요"…서울시 재해대책 1단계 비상발령
서울시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재해대책 1단계를 비상발령하고 자치구에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사전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사태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돼, 계곡, 하천, 급경사지 주변은 접근하지 말고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또 호우시 도심 내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에 절대 들어가지 말고 지하공간에 머무는 일을 삼가야 한다.

이외 서울시는 침수가 예상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건물 등에서는 모래마대와 물막이판 등을 미리 준비해 피해를 방지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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