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 실종자들, 싸늘히 가족 품으로…"거길 왜 보내서" 오열

뉴스1 제공 2020.08.08 18:18
글자크기

장례식장서 털썩 주저 앉고 주먹으로 벽을 치기도

(춘천=뉴스1) 최석환 기자,박하림 기자
실종자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자 실종자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0.8.8/뉴스1 © News1실종자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자 실종자 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2020.8.8/뉴스1 © News1


(춘천=뉴스1) 최석환 기자,박하림 기자 = "나도 갈 거야…나도 갈래…"

8일 오후 2시쯤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수습대책본부. 갑자기 소방과 경찰 상황실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지난 6일 실종됐던 5명 중 실종자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쯤 강원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 등선폭포 인근 신흥사 바로 밑 강변에서 경찰관 이모씨가 발견됐고 이어 4분 뒤쯤 해당지점으로부터 100m 아래 강변에서 수초 민간업체 직원 김모씨가 발견됐다.

이씨는 발견 당시 근무복을 입었지만 구명조끼는 입지 않고 있는 상태였으며 버드나무를 꽉 붙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가 발견된 현장은 참담했다. 수마를 겪었는지 풀무더기가 넘어져 있었으며 사람이 다니는 길에는 진흙과 모래로 가득찼다.

처음 발견됐다는 소식이 수습대책본분에 전해지자 가족 대기실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시신으로 발견된 실종자 경찰관 이씨와 수초작업을 하던 민간업체 직원 김모씨의 소식을 전해지자 실종자 가족 수십여 명이 모여 있던 가족석 텐트 이곳저곳에선 곡성이 터져 나왔다.


"나도 갈 거야…나도 갈래…"

이씨의 한 가족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내며 오열하기 시작했다.

당사자들 외 다른 실종자 가족들도 남의 일이 아닌 듯 침묵을 유지한 채 서로를 부둥켜안기도 했다.

발견된 실종자 2명의 시신은 인근 강원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됐다.

실종자 가족들이 오열을 하며 장례식장에 들어가고 있다. 2020.8.8/뉴스1 © News1실종자 가족들이 오열을 하며 장례식장에 들어가고 있다. 2020.8.8/뉴스1 © News1
장례식장에 도착한 가족들은 오열하며 들어왔다. 김씨의 한 가족은 혼자 걷기 힘들었는지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다른 가족은 주먹으로 벽을 치며 말없이 흐느끼기도 했다. 일시적으로 장례식장이 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채워 지기도 했다.

다른 실종자의 가족 B씨는 "아니 도대체 왜 애를 보내서 죽이냐" "왜 멀쩡한 애를 저렇게 만들었냐"고 말하며 울분을 토했다.

이씨 가족은 공간이 협소해 장례식장을 강원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호반장례식장으로 옮겼다.

한편 6일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수초섬 고정 작업 등에 나섰던 민간 고무보트와 경찰정, 춘천시청 행정선(환경감시선) 총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 배에 타고 있던 8명 중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됐다. 8일 실종자 2명이 시신으로 발견돼 남은 실종자 수는 3명이다.

이날 수색당국은 점심 후 인력 총 2554명, 헬기 10대, 드론 26대, 구명보트 80대, 구조견 10마리 등이 투입해 수색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