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직원은 롤러코스터를 잘 탈까?[머투맨]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김지성 기자, 김소영 기자, 조동휘 기자 2020.08.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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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터뷰│설렘 가득 놀이공원 '대리 만족' 시켜주는, 에버랜드 직원들이 만드는 채널

편집자주 유튜브, 정보는 많은데 찾기가 힘들다. 이리 저리 치인 이들을 위해 8년차 기자 '머투맨'이 나섰다. 머투맨이 취재로 확인한 알짜배기 채널, 카테고리별로 쏙쏙 집어가세요!



놀이공원 직원은 롤러코스터를 잘 탈까?[머투맨]


'놀이공원에 온 기분'

흔히 쓰는 관용구를 뒤집어 보자. 놀이공원은 매일 가기 어렵다는 뜻이 된다. 학교 또는 회사, 일상은 쳇바퀴를 돈다. 답답한 현실에서 사람들은 탈출하듯 놀이공원을 찾는다. 형형색색의 궁전과 아찔한 놀이기구 사이에 있노라면 동심이 절로 샘솟는다.



말 그대로 '환상의 나라'다. 하지만 말했다시피 놀이공원은 매일 갈 수 없다. 코로나19(COVID-19)가 여전한 요즘은 오죽할까.

이런 설렘 가득한 공간을 코앞까지 전달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휴대전화 터치 한 번이면 높이 56m(미터)에서 시속 104㎞로 곤두박질치는 롤러코스터에 탄 경험을 할 수 있다. 유튜브 구독자 11만3000명의 '티타남' 채널이다.



'티타남'은 국내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기업 홍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유튜브를 활용하는 전략은 흔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티타남의 접근은 조금 다르다. 알리려 하기보다 궁금증을 파고든다. 놀이공원에 근무하는 직원은 롤러코스터를 잘 탈까? 단순해서 강한 호기심이다.

최근 '티(T)익스프레스 타주는 남자'에서 '티익스프레스 타주는 남매'로 변신한 티타남을 지난달 28일 유튜브가이드 머투맨이 만나봤다. 티익스프레스 1시간 연속 타기, 거꾸로 타기, 무표정으로 타기 등 활약을 보인 일명 '고인물'('물이 고여있다'는 뜻으로 통달한 사람을 의미)의 퇴사로 생긴 공백을 남은 멤버들은 잘 메우고 있을까. 문답은 박태영 프로(Professional)가 대표로 했다.

직원들이 직접 만드는 '티타남' 채널…유튜브 잘 되며 비중 커져
유튜브 채널 '티익스프레스 타주는 남매' 멤버들, 왼쪽부터 고일물(김희원), 꽃경화(이경화), 신입사원(박태영) /사진=유튜브 캡처유튜브 채널 '티익스프레스 타주는 남매' 멤버들, 왼쪽부터 고일물(김희원), 꽃경화(이경화), 신입사원(박태영) /사진=유튜브 캡처
-티타남은 어떻게 운영되는 채널인가?


▶ 에버랜드의 대표 놀이기구인 '티익스프레스를 타주는 남매'의 줄임말로, 티익스프레스 외에도 에버랜드의 다양한 모습 가운데 손님들이 평소 궁금했을 것들을 대신 체험해주는 채널이다. 현재 멤버는 박태영(별명 신입사원), 김희원(고일물), 이경화(꽃경화). 신입사원과 고일물은 에버랜드 직원이고, 꽃경화는 캐스트(아르바이트) 출신이다.

-지금 티타남들은 유튜브 외에도 맡은 업무가 있나.

▶기본적으로 에버랜드 직원이기 때문에 홍보팀에서 열심히 일을 한다. 때문에 유튜브 채널 운영도 홍보 업무의 일환으로 하고 있다. 에버랜드에서 촬영을 원하는 방송이나 유튜브의 장소 협찬, 섭외 등 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다. 이렇게 본업이 있고 부업이 티타남이었는데, 비중이 확 바뀌었다.

-에버랜드에 티타남 말고도 유튜브 채널이 몇 개 더 있더라, 어떤 관계인가?

▶부서가 다르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골프사업부, 리조트사업부, 조경사업부 이렇게 3개로 나뉘어 있다. 구독자 36만명의 '에버랜드' 채널은 삼성물산 리조트를 총괄하는 커뮤니케이션부서에서 운영하고 있다. 티타남 채널의 경우 리조트사업부 홍보팀이 하기 때문에 좀 더 현장의 날 것 느낌이 나는 영상을 찍는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수학여행' 대리 만족 주는 채널, 에버랜드 다양한 매력 소개
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티익스프레스 타주는 남매' /사진=유튜브 캡처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티익스프레스 타주는 남매' /사진=유튜브 캡처
-티익스프레스를 1000번 넘게 탔다는 '고인물'의 활약이 컸는데, 시즌2가 남매 콘셉트로 시작됐다. 새 멤버들은 어떻게 섭외했나.

▶3달 정도 됐는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슬슬 케미(화학 반응이라는 뜻으로, 사람들 사이의 주고받는 호흡)가 맞아가고 있다. 고일물은 사내에서 워낙 말을 잘하는 것으로 유명해서 행사 사회자를 도맡아 했다. 놀이기구도 잘 타서 처음부터 점찍어 뒀다. 꽃경화는 이전에 유튜브를 해봤던 경력도 있고, 워낙 미모로 소문이 자자했다.

-시청자층이 어떻게 되나? 아무래도 놀이공원을 좋아하는 청소년이 많을 것 같은데.

▶연령층을 보면 어린 친구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수학여행을 가거나 친구들이랑 자주 오고 싶은데, 자주 올 수는 없으니까 대리만족 할 수 있는 것이 티타남 채널인 것 같다. 하지만 에버랜드에 어른들도 즐길 만한 공간이 있다. 가장 높은 쪽에 '하늘매화길'이라고 매화 정원을 만들었다. 힐링하기 좋은 에버랜드의 숨겨진 장소다. 이런 곳들도 소개해 드리려 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는 뭔가.

▶티익스프레스와 아마존이다. 범접할 수가 없는 불패의 콘텐츠다. 요즘에는 많이 안 하는 편이다. 사실 시즌2를 하면서 멤버도 바뀌었지만, 콘셉트 고민도 많았다. 고인물 선배가 나가고 그렇게까지 놀이기구를 잘 탈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시즌1때는 정말 티익스프레스를 많이 탔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에버랜드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해 보자'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아이템 선정은 어떻게 하나?

▶출근할 때마다 회의하는데, 손님 입장에서 봤을 때 에버랜드에 어떤 것들이 궁금할지 고민을 한다. 사파리, 놀이기구 등 정말 찍을 것들이 많기는 한데 영업장이고 안전 문제도 있어서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손님들이 다 통제 아래서 안전하게 찍은 티타남 영상을 보고 따라 할 우려도 있어서 고민이 많다.

놀이공원 비수기엔 유튜브도 잘 안돼…"사랑 받는 채널 되고파"
지난달 28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내부에서 '티타남' 채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소영 기자지난달 28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내부에서 '티타남' 채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소영 기자
-채널을 오픈과 성장에서 많은 역할을 한 고인물이 이직했다.
▶고인물 선배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셨고, 워낙 놀이기구를 잘 타셨다. 저(신입사원)는 보시다시피 영상 출연에 적합한 연기자 성향은 아니다. 놀이기구를 잘 못 타다 보니까 아이디어를 기획하는 쪽이었다. 고인물 선배는 현재 아예 다른 직종으로 가셨다. 다른 놀이공원인 롯데월드로 갔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기업 홍보 목적으로 운영하는 채널이지만, 그래도 수익에 대한 궁금증이 든다.
▶사실 굉장히 편차가 크다. 유튜브가 신기한 것이 에버랜드 손님이 많은 시기에는 조회수가 늘고, 겨울이나 장마 등 비수기에는 조회수도 안 나온다. 아직 열심히 하는 중이고, 최근에는 코로나 시국이다 보니 잘 안 되는 것 같다. 확실히 할 수 있는 말은 돈 벌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더 많은 분들에게 에버랜드를 알리고, 사랑 받는 채널이 되고 싶다.

-머투맨 구독자와 머니투데이 독자들을 위해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을 추천해달라.
▶에버랜드가 낳은 스타, 아마존 댄서로 크게 성장하신 '윤쭈꾸' 채널을 추천한다. 가끔 티타남과 콜라보 영상도 찍고 있다. 두 번재로 소개할 채널은 '방가네' 채널이다. 그룹 엠블랙 출신 미르와 배우 고은아 등 너무 재미있더라. 활용할 만한 소스도 있어서 눈여겨본다. 마지막은 '티타남 고인물 K POV GoPro' 채널이다. 고인물 선배의 개인 채널이고 세계 모든 놀이공원 다니면서 탑승 영상을 찍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채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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