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선수 출신 고(故) 고유민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스포카도' 영상 캡처
악플이 갈수록 지능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감지기술을 앞세운 포털이 악풀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스포츠 팬들의 공론장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댓글창이 명예훼손과 성희롱, 인격 모독, 혐오 표현 등이 난무하는 부정적 공간으로 변질된 데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 내린 결단이다.
국회에서는 실제로 포털의 스포츠뉴스 댓글 폐지를 법으로 규제하는 입법도 검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최근 네이버 실무자와 만나 댓글 제도 폐지에 대해 논의했다.
중단 반 년 넘은 연예 댓글, 피해호소는 여전
김희철이 지난달 22일 자신에게 악플을 단 누리꾼들을 고소했다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밝혔다. /사진=김희철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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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댓글 서비스를 닫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악플을 일삼는 누리꾼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채널을 옮겨가며 특정인을 향한 인신 공격을 계속하는 사례가 이어져서다.
실제로 카카오와 네이버는 지난해 악플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걸그룹 f(x) 출신 배우 고(故) 설리의 사망 후 연예 뉴스 댓글도 폐지했다. 카카오는 포털 최초로 지난해 10월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했고 지난 2월에는 실시간 검색어 제도를 없애는 등 인물 관련 검색어 노출도 중단했다. 네이버도 지난 3월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없앴다.
그럼에도 연예계의 악플 피해 호소는 여전하다. 최근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도 그동안 악플에 시달려 왔던 사실을 털어놓으며 직접 고소전을 진행하겠다는 사실을 SNS에서 밝혔다.
포털에도 분야별 뉴스 카테고리가 아니더라도 댓글을 달 수 있는 여러 채널이 남아있다. 네이버의 경우 경기 생중계에서 실시간으로 팀과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라이브톡' 서비스와 네이버TV 댓글 기능은 현재와 같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특수기호·문맥상 악플까지 걸러내는 AI vs 진화하는 악플
네이버의 악플 탐지 AI(인공지능) 기능인 'AI클린봇 2.0' 예시 /사진=네이버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들이 고안한 댓글 차단 AI는 그간 인터넷 공간에 쌓인 '비속어 빅데이터'를 학습해 변형된 형태의 비속어까지 90% 이상 정확히 탐지하고 문맥상 인신 공격까지 인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악플을 다는 누리꾼들 역시 계속해서 새로운 욕설이나 비속어, 모욕성 발언 등을 '개발(?)'한다는 점은 댓글 차단 AI의 숙제다.
일단 네이버는 전날 인공지능으로 악플을 판단해 차단하는 AI 클린봇 2.0을 '라이브톡'과 네이버TV 등에 적용하겠다고 알렸다. 크리에이터들이 운영하는 네이버TV 채널은 운영자에게 댓글 허용 여부를 설정할 권한을 주기로 했다.
카카오도 AI 기반 악성 댓글 필터링 기술과 추천 댓글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악성 댓글 이용자에 대한 신고·제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한국언론법학회와 온라인 혐오 표현을 공동연구해 악성 댓글을 정밀 분석하고 차단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