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여의도 지하차도인데…잉어·붕어 100마리가 '파닥'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2020.08.0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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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둔치주차장 인근에 잉어와 메기, 붕어 등 어류 100여마리가 발견됐다. 지난 6일 하루에만 100㎜이상(기상청 날씨누리 상 관악구 남현동 119.5㎜) 내린 비에 의한 것으로, 이를 발견한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는 한강사업본부에 전달했고,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은 물고기들을 한강에 재방류했다. 2020.8.7/사진 = 뉴스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둔치주차장 인근에 잉어와 메기, 붕어 등 어류 100여마리가 발견됐다. 지난 6일 하루에만 100㎜이상(기상청 날씨누리 상 관악구 남현동 119.5㎜) 내린 비에 의한 것으로, 이를 발견한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는 한강사업본부에 전달했고,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은 물고기들을 한강에 재방류했다. 2020.8.7/사진 = 뉴스1


서울에 하루 100mm 넘는 폭우(관악구 남현동 6일 강수량 119.5mm)가 쏟아지는 등 긴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강 둔치에서는 불어난 물을 타고 잉어와 메기, 붕어 등 물고기 떼가 출몰하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에 따르면 7일 낮 12시 쯤 국회 한옥 사랑재와 국회둔치주차장 사이 지하차도에서 100여 마리의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전날 한강 수위가 홍수 주의보 기준인 8.5m를 훌쩍 뛰어넘은 8.73m(낮 2시 40분 기준)를 초과하면서 여의도공원까지 불어난 물을 타고 지하차도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1시 40분 기준 수위가 6.46m까지 하락하면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은 지하차도에 갇히게 됐다.

일부 물고기들은 물이 없는 하수구 위에 놓여서 헐떡대기도 했다.

순찰 중 이 장면을 목격한 경찰은 한강사업본부에 알렸고, 오후 1시 20분부터 '물고기 구출 작전'이 시작됐다.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은 삽과 뜰채, 쓰레받기 등 각종 도구를 동원해 물고기 포획에 나섰으며, 잡힌 물고기들은 모두 한강에 재방류됐다.

구출 작업에 나선 한 직원은 "2000년 이후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며 "홍수로 수위가 높아져 벌어진 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한강에 살고 있는 어류는 70여 종으로, 최근 20여 년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날 지하차도에 출몰한 어종은 천연기념물이나 희귀종은 아니지만, 한강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한강 동식물 생태계'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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