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막히고 여행지엔 폭우…바캉스 대신 '백캉스'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20.08.0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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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최대 비수기 '7말8초', 코로나19와 장마로 나들이길 막히며 성수기처럼 매출 늘어나

하늘길 막히고 여행지엔 폭우…바캉스 대신 '백캉스'


여름 휴가의 절정기가 찾아왔지만 예년과 달리 바캉스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코로나19(COVID-19)로 하늘길이 막혀 해외여행을 꿈꿀 수 없게 된데다가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국내여행마저 용이치 않아져서다. 이렇다보니 휴가철이면 다소 한산하던 백화점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7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해외·국내 여행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 대신 시원하고 쾌적한 백화점을 찾아 '백캉스'(백화점+바캉스)를 즐기고 있다.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떠나 쇼핑을 잘 하지 않는 유통업계 최대 비수기 '7말8초'에 도리어 성수기처럼 매출이 느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 지난 주말(7월31일~8월2일)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매출은 전년 동요일(지난해 8월2일~8월4일) 대비 일제히 올랐다. △롯데백화점은 1.0% △신세계백화점은 10.6% △현대백화점은 8.3% 등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이들이 모아뒀던 목돈을 비싼 용품 구매에 사용하면서 관련 상품군 매출이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이 기간 △생활·가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3%나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생활·가전 매출은 60% △해외명품 매출은 22% 상승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습도가 높고 불쾌한 날씨를 피해 시원한 매장에 와서 '백캉스'를 즐기는 수요가 높아졌다"면서 "최근 해외여행 등으로 목돈이 나갈 일이 없는 만큼 고단가 품목을 구매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번 성수기에 대응하기 위해 바캉스 분위기가 나도록 매장을 재단장하는 등 백캉스족 모시기에 나섰다. '비수기'로 여겨지던 이때 모객을 위해 재단장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한화갤러리아가 마련한 백캉스 존. 사진 위쪽은 갤러리아 명품관. 왼쪽 아래는 갤러리아 광교. 오른쪽 아래는 갤러리아 센터시티./사진=한화갤러리아한화갤러리아가 마련한 백캉스 존. 사진 위쪽은 갤러리아 명품관. 왼쪽 아래는 갤러리아 광교. 오른쪽 아래는 갤러리아 센터시티./사진=한화갤러리아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과 경기도 광교점 등의 일부 공간을 열대 식물과 그네 등을 활용해 휴양지 호텔 로비 느낌이 나도록 바꿨다. '백캉스' 콘셉트와 맞게 쇼핑 중 쉴 수 있도록 휴게 공간도 새로 만들었다.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경기, 부산 등 일부 지점도 휴가지 느낌이 나도록 인테리어를 바꿨고, 롯데아울렛 역시 쇼핑과 휴가를 겸할 수 있는 각종 즐길 거리를 보강했다. 기흥점은 140평 규모의 실내 서핑숍을 열었고, 파주점은 '공룡 테마파크'를 선보였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도심속 시원한 휴식처라는 테마에 맞춰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들이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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