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도 인공태양 '방패' 첫 완성품 나왔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8.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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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440개 중 220개 2025년까지 조달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블랑켓 차페블록 초도품/사진=핵융합연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의 블랑켓 차페블록 초도품/사진=핵융합연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와 중성자로부터 핵융합로를 보호할 ‘방패’ 역할을 하는 ‘블랑켓 차폐블록’의 첫 번째 완성품이 국내에서 제작됐다.

국가핵융합연구소(이하 핵융합연)는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을 위해 우리나라에서 담당하고 있는 핵심품목 중 하나인 ‘블랑켓 차폐블록’의 초도품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ITER 블랑켓 차폐블록’은 초고온 플라즈마 및 핵융합 반응의 결과물인 중성자로부터 ITER 주요장치를 보호하는 구조물이다. 플라즈마가 만들어지는 진공용기 내벽을 둘러싸도록 퍼즐처럼 연결·설치된다. ITER에는 총 440개의 블랑켓 차폐블록이 설치될 예정으로 우리나라는 이 중 220개를 2025년까지 조달할 계획이다.

국내 연구진들은 극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블랑켓 차폐블록 제작을 위해 ITER에서 선정한 특수 스테인리스 스틸을 개발했으며 차폐블록 안쪽은 플라즈마 형상을 고려하고 바깥쪽은 진공용기에 밀착할 수 있도록 모든 코일과 배관을 고려해 복잡한 형상의 제작 설계를 완성했다.



제작 단계에서는 대형의 난삭재료를 복잡한 형상으로 정교하게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높이 1m, 폭 1.4m, 두께 0.4m 정도의 차폐블록 하나에는 무려 220회 가량의 드릴링을 통해 냉각수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원활한 냉각수의 흐름을 위해서는 단 한 번의 드릴링 만으로 1.4m 길이의 홀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관통시켜야 한다. 연구진들은 국내 산업체와 협력해 초기의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최적의 가공법을 찾을 수 있었다.

블랑켓 차폐블록은 비파괴검사를 통과했으며, 세계 최초로 개발된 초대형 고온헬륨누설시험 설비를 이용, 실제 ITER 운전 환경과 유사한 고온·고진공 조건에서 성능 테스트를 마쳤다.
블랑켓 차폐블록 가공 과정 및 내부 모습/사진=핵융합연블랑켓 차폐블록 가공 과정 및 내부 모습/사진=핵융합연
블랑켓 차폐블록에 적용되는 드릴링 기술/사진=핵융합연블랑켓 차폐블록에 적용되는 드릴링 기술/사진=핵융합연
블랑켓 차폐블록이 설치된 ITER 진공용기 단면 이미지/사진=핵융합연블랑켓 차폐블록이 설치된 ITER 진공용기 단면 이미지/사진=핵융합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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