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 걸린 검사선서. 2020.8.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해미르 변호사는 전날 새벽 페이스북에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전화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가 곧 삭제했다.
이어 "그때까지도 그 전화에 대고 나도 거의 울먹이듯 소리 지르며 호소를 했다. 촛불정부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고"라며 "그리고 몇 시간 후 한동훈의 보도가 떴고...그 전화의 의미를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그리 필요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권 변호사는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통령 주재 회의 참석자이자 방송을 관장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고위직'이라는 추정 하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전화를 건 당사자로 지목됐다.
이에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관련 보도들에 엄정한 법적책임을 묻겠다"며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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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지난 3월31일 '채널A 기자-검사장 간 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보도 직전 권 변호사와 통화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나와 권 변호사의) 통화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이 지난 오후 9시9분"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목록에 '권경애, 오후 9:09'이라고 찍힌 부분을 갈무리해 이날 기자들에게 보냈다.
한 위원장은 또 "보도가 나간 후 권 변호사와 한 통화내용 또한 MBC 보도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며 "3월31일 MBC 보도 전 채널A 사건에 대해 내가 미리 알고 있었다고도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채널A의 재승인 보류 결정이 한 위원장이 3월31일 MBC 보도를 미리 인지했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나온 데 대해 방통위도 "재승인 심사위원회에서 제시한 심사의견과 관련해 (주)조선방송과 (주)채널에이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했다"며 적극 해명했다.
한편 권 변호사는 해당 게시글에서 "지난해 9월9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당일. 김오수 법무부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이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보고, 페북에 '스카이캐슬이 끝나고 하우스오브카드의 시작이냐'는 간단한 글을 올렸다"며 "5분도 채 지나기 전에 민정에서 전화가 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날의 보도와 전화통화가 시작이었다. 이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대한 적극적 응원이 의심으로 바뀌었던 변곡점"이라며 "입을 다물라는 직접적인 경고와 압박도 꽤 여러차례 있었다. 당시는 정말 나 하나쯤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겠구나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 이명박근혜 시절에도 없던 압박과 공포였다"고도 밝혔다.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 말미에 "곧 삭제할 겁니다. 누구도 어디도 퍼가지 마십시오. 소송 겁니다"라고 썼고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뉴스1>은 권 변호사의 추가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MBC는 지난 3월31일 '채널A 기자가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VIK 대표에게 현직 검사장과 친분을 강조하며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을 첫 보도했고, 이후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검언유착 의혹에 이어 여권 정치인들과 '제보자X'로 불린 지모씨가 MBC와 공모했다는 '권언유착' 의혹도 연이어 제기된 바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기자들에게 보낸 2020년 3월31일 당시 권경애 변호사와의 통화 기록.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2020.08.06/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