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대표 "곱지 않은 시선…42년 녹물 먹으며 참았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0.08.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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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김지훈 기자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김지훈 기자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용적률 500%' 등 공공주택 확대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서울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사업장인 은마아파트가 "공공재건축 안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성 은마아파트 소유자협회의 대표는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은마뿐만 아니고 강남권 재건축 단지 입장에서는 참여할만한 요인이 거의 없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공공주택 확대를 위해 서울 지역 민간 재건축조합이 공공재건축을 받아들이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층수도 최대 50층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으로 받기로 했다.

진행자가 "여태까지는 규제가 많아서 시작을 못 했던 거 아니냐. 그런데 이제 정부가 용적률 규제 그거 묶여 있던 거 풀어주겠다고 한다. 500%면 사실 현재 2배 아니냐"고 묻자 이 대표는 "그렇다"고 했다.



이어 진행자가 "(정부가) '층수도 35층 제한을 50층까지 풀어주고 이 정도를 해 줄 테니, 대신 늘어나는 분량의 50~70%만 내놔라. 그리고 이익도 10%는 가져가자. 90%만 다오'라고 하는데 이걸로는 안 된다고 보냐"고 질문하자, 이 대표는 "큰 이득이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어차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비싸게 분양하기 어렵고, 분양해서 수익 난다고 해도 초과 이익 환수금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10%의 기대 이익을 보장한다는데, 기대수익 안 주더라도 재건축이나 빨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휴먼시아에 사는 사람 휴거라고 불려왔고, LH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엘사(엘에이치에 사는 사람)'라고 부르는 웃픈 얘기도 있지만 더욱 큰 문제는 소셜 믹스에 따른 공공임대주택과의 단지 내 갈등은 정부에서 치유해 주지 않는다.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라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공공재건축이라고 하는 거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익이라는 게 없다"며 "42년 정도 오래된 아파트인데 녹물 먹으면서 샤워하면 피부염도 걸리고 이런 상황인데 오래 사는 이유는 새집 살고 싶어서 그거를 견디면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정부가 이런 당근책보다는 재건축을 활성화해서 일반 분양도 많이 해 주고, 그리고 공공임대주택은 정부 자체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공공임대 비율을 낮추는 절충안'을 묻는 질문에 "일단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나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줘야 재건축 단지들이 좀 심도 있게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공공주택 참여는 "변두리 소형 재건축 단지나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그 외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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