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치료 새 지평…삼성 지원 지성욱 연구팀이 열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08.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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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욱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사진제공=삼성전자지성욱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고려대 생명과학부 지성욱 교수(사진) 연구팀이 심장비대증을 일으키는 원인과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고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와 고려대가 6일 밝혔다. 지 교수 연구팀이 단독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5일(영국 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심장비대증 발생 원리·치료법 제시…심장 질환 관련 신약에 새 지평
지 교수 연구팀은 활성산소로 변형된 유전자 정보를 해독, 유전자 정보를 제어해 생쥐의 심장비대증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모든 생명체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유전 정보를 담은 고분자 물질인 DNA와 RNA를 갖고 있다. DNA는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RNA는 이 정보를 토대로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한다.

RNA는 아데닌, 유라실, 구아닌, 사이토신 등 4가지 염기로 구성된다. 생체 상황에 따라 염기에 다양한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원인과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산소를 사용하는 우리 몸의 세포에 이상이 발생하면 활성산소가 발생해 생체물질을 산화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RNA 염기 중 하나인 구아닌이 8-옥소구아닌이라는 물질로 변형된다.

지 교수 연구팀은 활성산소로 유발되는 질병 중 하나인 심장비대증에서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RNA가 많이 발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염기 서열의 특정 위치가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RNA를 생쥐의 혈관에 주입하면 생쥐의 심근 세포가 비대해지면서 심장비대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변형된 마이크로RNA와 결합해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새롭게 개발해 이를 생쥐 혈관에 주입, 심장비대증이 억제되는 치료 효과도 규명했다.

연구팀은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 조직 염기 서열 분석 결과에서도 동일한 마이크로RNA의 산화 변형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앞으로 심장 질환 관련 신약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 질환뿐 아니라 퇴행성 질환, 암, 당뇨 등 활성산소와 연관된 다양한 질병에서 유전자 변형과 질환 발생 과정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보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지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2018년 6월 삼성미래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2013년부터 1조5000억원 연구 지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 기술 육성을 목표로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는 연구 지원 사업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지금까지 601개 과제에 7713억원을 집행, 국제학술지에 1245건의 논문이 게재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네이처(3건), 사이언스(5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도 97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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