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등장한 '원형' 아파트…'구름 위 태양' 상징

뉴스1 제공 2020.08.0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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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25층 아파트…'상징성·조형미' 모두 잡을까
과학자·교육자 우선 입주…'과학 중시 정책' 과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신의주시에 있는 25층 고층 건물을 조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신의주시에 있는 25층 고층 건물을 조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북한 신의주에 25층짜리 고층 '원형' 아파트가 새롭게 들어섰다. '태양'을 상징하는 주황색 원을 통해 조형미와 상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자 보도에 "타원형의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하며 시의 중심부에 틀지게 들어앉은 현대적인 살림집"이라며 해당 건물의 완공 소식을 알렸다.



네모난 박스형 아파트에 익숙해져 있는 남한의 시선에서는 이러한 원형 아파트는 상당히 이색적이다. 다만 북한에서는 삼지연시 건설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건축물을 선보였던 만큼 크게 낯설지 않은 건축양식일 것으로 짐작된다.

임동우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북한에서는 김정일 시대부터 조형적인 건축물을 많이 지어왔다"라며 "우리나라는 부동산 가치와 법규를 맞추다 보니 조형적으로 가기보다는 네모난 형태로 올라가는 아파트를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축에서) 이런 평면적인 형태가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동산의 관점에서 보면 다르겠지만 (건축적인 측면에서) 실용성이 떨어지지는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 건물이 북한에서 주로 '태양'에 비유되는 김일성 주석을 기리기 위한 상징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중국 단둥시에서 쉽게 보이는 곳에 건물이 지어진 것도 대외 선전을 염두에 두고 건설됐다는 분석이다.

임 교수도 "건물 프로젝트에 '구름 위로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상징성이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라며 설명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북한에 주상복합 단지가 유행이라며 해당 건물도 주상복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아래층 흰색 구조물에는 상점이 들어서고 위층은 주거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신의주시 내의 과학자와 교육자들을 위한 새 살림집이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신의주시 내의 과학자와 교육자들을 위한 새 살림집이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해당 아파트에는 북한의 과학자와 교육자가 입주하게 됐다. 신문은 "신의주시 관문동에 새로 일떠선 25층 고층 살림집에 새 집들이를 하는 날 온 도시가 명절처럼 흥성이었다"라며 "과학자, 교육자들을 위한 새 집들이가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과학자와 교육자가 우선 입주하게 된 데에는 북한의 '과학기술 중시 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평양의 '미래과학자거리'에 과학자들을 위한 고급 주거 단지를 건설했듯이 과학을 중시하는 내부 문화를 재차 강조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주거 단지 건설은 2018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의주를 직접 찾아 지시한 '건설 총 계획'으로부터 비롯됐다. 김 위원장은 2022년 태양절(4월 15일)까지 해당 계획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해당 건물 전경도를 공개하며 '신의주 26-8, 9, 10호동 살림집'이란 이름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호텔과 같은 문화시설로 지어질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대북제재 등의 영향으로 주거 공간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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