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운명의 날'…17만 주주들 "살려달라" 호소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0.08.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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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신라젠 17만 주주들의 호소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 회원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신라젠 17만 주주들의 호소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액주주 17만명을 외면하지 말아달라. 신라젠을 살려달라"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정문 앞에서는 바이오기업 신라젠 소액주주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신라젠의 거래재개를 승인해달라"며 "개선기간을 부여한다면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형사고소 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같은 시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상장적격성이 인정된다면 다음날부터 바로 거래가 재개된다. 개선기간을 부여할 경우 추후 다시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라젠은 전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를 받으면서 지난 5월4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소액주주들은 "신라젠 거래정지의 사유는 코스닥 시장 상장 전에 일어난 전 경영진의 혐의"라면서 "거래소의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해석으로 인한 결과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는 피해가 확정되고 특정된 투자자 보호를 외면하고 미래 투자자 보호라는 명목으로 주권매매를 정지했다"며 "17만명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구제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신라젠의 재무구조 개선과 계속성을 위해 '회사 살리기 200억원 투자액 모금운동'을 지난 3일부터 시작해 현재 9억원을 약속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래재개가 안된다면 청와대 집회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법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신라젠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한 보수 유튜버도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문은상 신라젠 전 대표는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업무상배임 및 업무상배임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대표 등은 2014년 3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무자본으로 신라젠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 회사 지분을 부당하게 취득해 총 1918억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문 대표는 신라젠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중단을 공시하기 전 주식을 대거 팔아치워 손실을 피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용한 전 대표이사, 곽병학 전 감사 등도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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