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2011년부터 모태펀드의 자펀드로 엔젤투자매칭펀드를 결성했다. 지난 6월까지 엔젤투자매칭펀드가 투자한 기업 수는 683개사, 투자액수는 1050억원에 달한다.
엔젤투자 매칭펀드 운용체계/사진제공=한국엔젤투자협회
엔젤투자매칭펀드를 받는 과정에서 엔젤투자자, 한국벤처투자의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사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초기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도 한다.
전문엔젤투자자인 김창석 엘스톤 대표는 "엔젤투자자 입장에선 자금 회수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초기 기업 한 곳에 1억원 이상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며 "엔젤투자매칭펀드를 계기로 여러 창업지원 기관의 투자유치가 이어지며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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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투자매칭펀드를 통해 성장한 기업들이 나오면 투자금과 수익을 회수해 다시 다른 초기기업에 출자하는 선순환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매칭펀드를 통해 엔젤투자자와 모태펀드가 투자기회를 공유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본인의 자금 집행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고 기업은 더 많은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박계현 기자
벤처투자시장도 '바이오'가 대세…상반기 4256억 몰려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벤처투자시장에서도 바이오·의료 분야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전체 벤처펀드 투자액의 3분 1가량이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기업에 몰리고 있을 정도다. 창업 초기기업임에도 수백억원대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기업 투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의 자회사 콘테라파마는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5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진행된 비상장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유치 중 최대 규모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콘테라파마는 중추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 등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권용태 서울대 의대 교수가 창업한 오토텍바이오가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또 지난 1월에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했다. 루닛은 X레이를 AI가 분석해 폐 관련 질환이나 유방암 등의 이상 부위를 알려준다.
이외에도 아밀로이드솔루션(180억원), 유빅스테라퓨틱스(150억원), 진캐스트(143억원), 인벤티지랩(140억원), 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130억원), 파로스아이비티(130억원), 엑소코바이오(110억원), 딥바이오(120억원), 이엔셀(101억원)노벨티노빌리티(100억원) 등이 1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다시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벤처투자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상장한 SK바이오팜이 흥행 대박을 터트린 것도 분위기 전환에 한몫했다. 실제 최근 벤처캐피탈업계에선 상장 직전인 바이오 기업들의 시리즈C와 Pre-IPO(상장전 지분투자) 투자 논의가 활발하다.
김건우 기자
엔젤투자자도 '급'이 있다…전문·적격·블랙엔젤이 뭐죠
5일 한국엔젤투자협회에 따르면 엔젤투자자는 투자실적과 관련 교육이수 여부에 따라 크게 적격엔젤투자자(이하 적격엔젤)와 전문엔젤투자자(이하 전문엔젤)로 구분된다.
적격엔젤은 최근 2년간 2000만원 이상의 투자실적이 있거나 엔젤투자협회에서 총 6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엔젤투자자를 말한다. 적격엔젤 교육과정 이수자는 지난 6월 누적 기준 9026명이다.
전문엔젤은 최근 3년간 1억원 이상의 투자실적을 보유하고 경력요건도 충족해야 전문엔젤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경력요건은 전문엔젤 교육과정 이수자, 이공·경상계열 박사학위 소지자, 기업경영 또는 투자심사 경력자,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변리사, 기술지도사, 감정평가사 등 13개 경력요건 중 하나를 충족하면 된다.
전문엔젤은 전문성 검증을 위해 2년마다 자격을 갱신해야 한다. 특히 전문엔젤이 5000만원 이상 투자한 벤처기업은 벤처인증을 받을 수 있다. 전문엔젤 교육과정 이수자는 2020년 6월말 현재 누적 1048명이며, 협회에 실제 전문엔젤로 등록한 사람은 170명이다.
한편 엔젤제도를 악용하는 '블랙엔젤'도 있다. 실제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매칭펀드를 받기 위해 투자한 것처럼 꾸미는 '가장납입' 후 벤처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에 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브로커들이다.
엔젤투자협회 관계자는 "블랙엔젤을 막기 위해 지금은 실제 거래내역 등 추가 증빙자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가장 납입이 확인된 기업은 매칭펀드 심사에서 탈락된다"고 말했다.
◇엔젤투자자에겐 정부가 '엔젤'…세제혜택·매칭투자 지원
엔젤투자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건 최근 정부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엔젤투자자들에 대해 각종 혜택을 주고 있어서다. 크게 소득공제와 매칭펀드가 있다.
엔젤투자자는 2022년까지 투자금액의 최대 100%를 소득공제(종합소득금액의 50%) 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자 등 개인이 직접 또는 엔젤펀드(개인투자조합)을 통해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면 투자금액 중 3000만원 이하는 100%, 5000만원 이하는 70%, 5000만원 초과는 30%를 공제받을 수 있다.
엔젤투자매칭펀드의 매칭투자도 신청할 수 있다. 엔젤투자자가 벤처기업에 먼저 투자한 후 매칭투자를 신청하면, 엔젤투자매칭펀드 운용사인 한국벤처투자가 엔젤투자자와 해당 기업에 대한 심사를 거쳐 1~2,5배수로 투자해준다.
투자기업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인 경우 적격엔젤은 1배수, 전문엔젤은 2배수로 투자해준다. 지방소재 기업엔 각각 2배수, 2.5배수를 적용한다. 전문엔젤은 적격엔젤보다 매칭투자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한도 역시 연 10억원으로 5배 많다.
김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