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부회장 등장에 유튜브 라이브까지…기업설명회 확 달라졌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8.05 16:08
글자크기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는 무관합니다./사진=머니투데이DB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는 무관합니다./사진=머니투데이DB


각 기업들의 올 2분기 실적 발표와 기업설명회(IR)가 집중되는 가운데 일부 기업에서 이전과 전혀 다른 기업설명회가 진행돼 눈길을 끈다.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에 초점을 맞추면서 중량급 인사가 직접 IR 행사에 참석해 무게감을 키우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C는 오는 7일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설명회를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SKC가 유튜브로 IR을 진행하는 것은 SK그룹 계열사 중 처음이다.

SKC (119,600원 ▲2,900 +2.49%)는 올 2월만해도 매번 대면 방식으로 실적발표회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IR 행사도 전화를 이용한 컨퍼런스콜 방식으로 바꿨다. 이번 유튜브 IR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컨퍼런스콜과 달리 누구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 주주들도 회사 재무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 코로나 감염 확산 우려도 없다.



SKC 관계자는 이번 결정 배경에 대해 "유튜브가 이용하기 편하다는 점과 주주들의 참여도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유튜브까지는 아니더라도 화상회의로 IR 행사를 진행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IR협의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기 어려워 화상회의를 준비하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며 "이 같은 비대면 IR은 주주참여와 신뢰도를 모두 높일 수 있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코로나19로 악화된 기업 실정을 더 책임감 있게 알리기 위해 오너 3세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OCI (94,100원 ▼500 -0.53%) 실적 발표에서 1년6개월 만에 이우현 부회장이 다시 나타난 게 단적인 예다.


오너 3세이자 대표이사인 이 부회장은 직접 컨퍼런스콜에 나서 기업 현황을 진정성 있게 알렸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오랜만에 IR을 다시 하게 됐다"며 "(2분기는) 상당히 어려웠던 분기"라고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 중단과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 같은 사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가감없이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사업현황과 앞으로 전망, 남은 구조조정 절차에 대해서도 기관 투자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 만족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3분기 실적 전망을 낙관한 것은 오너 경영인이 아니면 쉽게 내놓기 힘든 내용이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점을 직접 부각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것이 이 부회장이 직접 컨퍼런스콜에 나서서 얻은 가장 큰 결실"이라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