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반드시" 의료계 반발 정면돌파 나선 정부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8.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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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총파업 피해시 엄중조치" 경고...의료계 총파업 기정사실화, 현장 혼란 우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현황과 의료계 집단휴진 관련 정부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2020.08.05.   ppkjm@newsis.com[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이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현황과 의료계 집단휴진 관련 정부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2020.08.05. [email protected]


정부가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의대 정원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 전공의, 개업의 등 의사단체들의 총파업으로 국민 피해가 발생하거나 불법적 요소가 드러날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의료계의 반발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일, 14일로 예고된 의사단체들의 총파업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의료현장의 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정원 증원 필요"vs"과도한 조치"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의대 정원 증원 대책은 국민을 위한 의료체계 개선과 국가적인 의료발전을 위한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고, 더 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의대 정원을 2022년부터 최대 400명 늘려 10년간 한시적으로 4000명의 의사를 추가로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중 3000명은 의사가 부족한 지방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복무하는 지역의사로 양성하고, 나머지는 특수전문 분야와 의·과학 분야 인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 전공의 등 의료계에서는 이를 반대하며 집단휴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의대 정원 증원이 과도하고, 지역의사제 역시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7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집단휴진에 나서고 일주일 뒤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총파업을 한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수업과 실습을 거부한다. 특히 대전협은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투석실 등 필수 진료 분야까지 전면 업무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 파업예고…"피해 시 엄중조치"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무분별한 의대정원 증원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23/뉴스1(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무분별한 의대정원 증원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23/뉴스1
정부는 이번 의대 정원 증원이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앞으로 의료공급이 취약한 지방의 의료기관에는 지역가산수가와 '지역의수병원'(가칭) 등을 지정해 지역의사들이 의무복무 기간 이후에도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역의수병원은 지역에 필수 중증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김 차관은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의대 정원 조정은 2000년 초 의료계 요구에 따라 감축된 정원을 회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역의사가 의무복무 이후에도 지역에서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 의료체계 개선도 병행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의협의 요구대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의료계와 대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만약 의료계 총파업으로 국민 피해가 발생할 경우 엄중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김 차관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일부 의료단체 등이 집단휴진 등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의료계의 집단행동 과정에서 혹시 불법적인 요소가 발생한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고, 만에 하나 국민에게 위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의대정원 찬성 입장도 있어
의료계 모두가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병원협회(병협)는 의대정원 증원 방안이 발표된 당일 입장문을 내고, 이를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차관은 "앞서 병협은 의대정원 증원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적인 찬성의 입장을 표시했다"며 "의대정원 증원 조치가 과도하다는 주장과는 다른 인식이 의료계 내에서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의대 정원 증원 찬성과 더불어 지역간호사제 도입을 요구했다. 협회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간호대 증원은 국가 책임 하에 지역과 공공보건의료를 위한 간호사 양성으로'라는 성명서를 냈다.

김 차관은 "의료계 단체들의 지역의사제 도입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한간호사협회의 전향적인 이해와 입장 표명에 대해서 정부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향후 지역의사제에 대한 입법화 과정에서 간호협회의 입장표명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국회에서 충실히 논의돼 입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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