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쪽 집주인 70%가 투자자…공공재건축 하겠어요?"

뉴스1 제공 2020.08.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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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일대 중개소 '8·4 대책' 용적률 확대에 '글쎄'
태릉골프장 개발엔 "대형 호재"vs"집 공급 창고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DB) /뉴스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DB) /뉴스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여기 비율을 보면 투자자가 70%, 실거주자 30%예요. 공공재건축을 하겠어요?"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찾은 노원구 상계 주공 단지 인근 A 공인 대표는 '공공 재건축으로 지지부진한 단지 재건축이 촉진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공공 재건축'은 재건축 진행이 지지부진한 정비구역에 용적률과 층고제한 등 규제를 완화해 재건축을 촉진하는 대신 단지 내 임대주택의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공공성을 강화하는 재건축 방식이다.

노원구 일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8월 1일부터 5일까지 단체 하계휴가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뉴스1은 간간이 문을 연 공인사무소를 찾아 지역 분위기를 물었다.



A 공인 대표는 "태릉골프장에 1만 가구를 짓겠다는 것은 상계동 일대 집값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면서도 "거기에 주택을 1만 가구나 짓는 게 노원구민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계역 인근 B 공인 대표는 '공공 재건축'에 관심을 보였지만,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무지개·그린 등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는 단지들이 있고 용적률 등에 난항을 겪지만, 굳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공공 재건축을 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하계 극동건영벽산아파트 단지 주변 C 공인 관계자도 "대부분 집주인이 실거주자가 아니라 투자자"라며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이날 경기 구리시 갈매더샵나인힐스 아파트에서 바라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일대. 2020.8.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사진은 이날 경기 구리시 갈매더샵나인힐스 아파트에서 바라본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일대. 2020.8.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1만 가구 대규모 단지 조성이 발표된 태릉골프장 일대의 분위기는 노원구와 구리시로 갈렸다.

정부는 이날 오전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브리핑에서 태릉골프장을 신규 택지로 개발해 총 1만여 가구를 공급하고, 일반 분양과 임대의 비율을 절반 정도로 나눠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태릉골프장과 길 하나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경기 구리시 갈매 지역 공인들은 '대형 호재'로 받아들였다.

갈매 아이파크 인근 D 공인 대표는 "갈매 아이파크의 경우 114㎡이 7월 한 달간 1억원 이상 뛰어서 8억원대에 거래가 됐는데, 이렇게 호재가 터지니 이제 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발표에서 태릉골프장 신규 택지 조성과 관련 '광역교통대책'을 거론한 것을 언급하며 "갈매역에서 신내역, 또 도심 중심부로 연결되는 노선이 1호선처럼 다양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공릉동 등 태릉골프장 주변 노원구에 속한 공인들과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대했다. 가뜩이나 주변 교통이 불편한데 1만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이 이뤄진다면 극심한 교통난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다.

인근 공릉동의 E 공인 관계자는 "노원이 무슨 서울에 집 공급하는 창고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임대 비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노원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소속 오승록 구청장 명의 서한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한문에는 Δ태릉골프장 부지에 저밀도 주택공급 Δ부지 50%는 노원구민에게 환원 Δ획기적인 교통 대책 우선 수립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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