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홈런을 때리며 팀 승리를 이끈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사진=김동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강민호(35)가 부상에서 돌아와 대포를 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포수로서 투수도 잘 이끌었다. 최근 페이스가 확실히 좋다. 이유가 있었다. 아내의 한 마디가 강민호를 바꿨다.
이날 기록을 더해 강민호는 올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283, 11홈런 30타점, 출루율 0.343, 장타율 0.536, OPS 0.879를 기록하게 됐다. 득점권 타율도 0.381로 좋다.
경기 후 강민호는 "초반에 안 좋았기 때문에 뒤늦게라도 운 좋게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부상으로 빠지면서 좋은 밸런스가 없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좀 남아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회초 3점포를 터뜨린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강민호는 "많은 것을 내려놨다. 매 타석 행복하게 들어가고 있다.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중이다. 생각을 바꾸니까 좋은 결과도 나오고, 페이스도 좋게 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았는데 어느 순간 아내가 뼈있는 이야기를 했다"며 "'돈 더 벌고 싶냐', '마음 편하게 해라', '뭘 그렇게 아등바등하냐', '표정이 안 좋다'라고 했다. TV에서 편하게 하는 모습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이후 '행복하게 하자'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더했다.
금전적인 부분이라면 강민호는 KBO 리그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입단 5년차였던 2008년부터 억대 연봉자였고, FA 계약도 두 번이나 했다. 4년 75억원-4년 80억원으로 합계 155억원이다.
돈 이야기가 나왔지만, 많이 벌었으니 더 벌지 않아도 된다는 직설적인 의미는 아니었다. 부담을 내려놓고 편하게 했으면 하는 아내의 마음이었다.
현재 삼성에서 강민호를 오롯이 대체할 수 있는 포수는 없다. 강민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크다. 시즌 초반 부진할 때 비판의 목소리도 컸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 이면에 아내의 한마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