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 전경/사진=한미약품
이번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단계별 임상개발 및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8억7000만달러(약 1조388억원)를 받는다. 이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000만달러(약 119억원)이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경상기술료)를 받는다.
한미약품이 이번에 기술수출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앞서 한미약품이 2015년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했다가 지난해 7월 반환된 물질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미약품은 반환된 물질이라도 시장성과 기술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 치료제다. 약효 지속 시간을 늘리는 한미약품 고유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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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당초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비만·당뇨 치료 신약후보물질로 개발하고, 2015년 11월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9억1500만달러(약 1조930억원)를 받고 기술수출했다.
그러나 얀센은 지난해 7월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 2상 결과 당뇨를 동반한 혈당 조절 효과가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환했다. 한미약품은 계약에 따라 이미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달러(약 1374억원)는 돌려주지 않았다.
이후 한미약품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치료질환을 추가로 연구했다. 한미약품은 얀센이 진행한 임상 2상 데이터를 확보하고,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안전성이 있는 약물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비만·당뇨와 NASH가 같은 대사성 질환이라는 점에 착안해 MSD와 함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NASH 치료제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샘 엥겔(Sam Engel) MSD 임상 연구센터 당뇨·내분비내과 총괄 박사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상 데이터는 이 후보물질이 NASH 치료제로서 개발될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며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비만·당뇨 치료 신약으로 개발하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 NASH를 포함한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의 확대 개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며 "신약개발 영역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故) 임성기 회장님의 뜻을 이어받아 신약 개발을 위한 R&D를 중단없이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