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이 늘기 어려운 이유

머니투데이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2020.08.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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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생각 다른느낌]글로벌 교역이 더 감소할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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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수출이 늘기 어려운 이유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기 대비 –3.3%,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민간소비는 재난지원금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회복세에 들어섰으나 수출 부진의 영향이 컸다. 2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16.6%, 전년 동기 대비 -13.6%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경제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렸다.



최근 정부는 "글로벌 경제활동 위축의 여파가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큰 만큼 대외부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내수 활성화에 진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의존도가 큰 편이라 수출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의하면 2018년 기준 GDP 대비 재화·서비스 수출 비중이 한국은 42%로 전 세계 평균(30%)과 미국(12%), 영국(31%), 일본(19%) 등에 비해 높다.

그런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는 3분기 수출에 다소 희망적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수출의 감소가 경제 회복의 가장 큰 제약인데 7월 들어 감소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스템반도체, 올레드, 휴대폰 부분품 등은 수출 증가세로 전환됐고 친환경 미래차 수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도 좋은 흐름이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1일 발표한 ‘2020년 7월 수출입동향 자료’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수출 감소율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7월 들어 한 자릿수대에 진입한 것은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인들의 수출 전망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2020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에 따르면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2.1로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선박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수출이 크게 감소했던 석유제품, 화학공업의 감소세가 완화될 것이라 기대했다. 다만 수출 애로요인으로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27.0%)’이 모든 업종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올 상반기 수출입 실적을 보면 전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감소세가 줄어들고 있다. 올 4월이 가장 무역수지가 좋지 않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수출 –25.5%, 수입 –15.8%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1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5월부터 감소세가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7월에는 수출 –7.0%, 수입 –11.9%로 감소폭이 크게 줄면서 43억 달러 흑자로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미국으로의 수출이 2018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동시에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올해 해외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 부진이 심각해 수출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국제기구는 잇달아 6월 전망에서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IMF는 –3.0%에서 –4.9%로 낮추고, OECD는 2.4%에서 –6.0%, 세계은행은 2.5%에서 –5.2%로 각각 낮췄다. 현재 추세라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1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해외 각국은 2분기에 폭락했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미국 –9.5%, 프랑스 –13.8%, 독일 –10.1% 로 코로나 사태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미국 –9.5%, 프랑스 –19.0%, 독일 –11.7%로 크게 하락했다. 중국만 유일하게 전기 대비 11.5%,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2분기에 대중 수출은 회복세를 보인 반면 미국과 유럽 수출이 부진한 것도 해외국 경제상황과 연관이 있다.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전 세계 교역량은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교역량이 2018년 3분기에 최고치를 찍은 후 줄어들어 지난해 –0.1% 감소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경제성장률도 2.3%로 전년보다 –0.6%p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상적인 경제활동과 생활을 위축시켜 국제 교역은 더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교역량이 13~3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글로벌 관광객 수가 58~7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1분기 글로벌 교역량은 전기 대비 –3% 하락했으며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현재 국내는 민간소비가 되살아나고 정부지출이 늘어나 내수를 견인하고 있지만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위해선 수출의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산업 회복과 디지털헬스케어, K-방역 등 비대면 신산업 육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글로벌 경기 부진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이며 향후 자국 공급망과 무역 블록화 강화 등으로 글로벌 교역체계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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