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글로벌 경제활동 위축의 여파가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큰 만큼 대외부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내수 활성화에 진력하겠다"고 밝혔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수출의존도가 큰 편이라 수출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의하면 2018년 기준 GDP 대비 재화·서비스 수출 비중이 한국은 42%로 전 세계 평균(30%)과 미국(12%), 영국(31%), 일본(19%) 등에 비해 높다.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은 1일 발표한 ‘2020년 7월 수출입동향 자료’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수출 감소율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7월 들어 한 자릿수대에 진입한 것은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올 상반기 수출입 실적을 보면 전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감소세가 줄어들고 있다. 올 4월이 가장 무역수지가 좋지 않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수출 –25.5%, 수입 –15.8%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1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5월부터 감소세가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7월에는 수출 –7.0%, 수입 –11.9%로 감소폭이 크게 줄면서 43억 달러 흑자로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미국으로의 수출이 2018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동시에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올해 해외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 부진이 심각해 수출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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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제기구는 잇달아 6월 전망에서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IMF는 –3.0%에서 –4.9%로 낮추고, OECD는 2.4%에서 –6.0%, 세계은행은 2.5%에서 –5.2%로 각각 낮췄다. 현재 추세라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1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해외 각국은 2분기에 폭락했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미국 –9.5%, 프랑스 –13.8%, 독일 –10.1% 로 코로나 사태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미국 –9.5%, 프랑스 –19.0%, 독일 –11.7%로 크게 하락했다. 중국만 유일하게 전기 대비 11.5%,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2분기에 대중 수출은 회복세를 보인 반면 미국과 유럽 수출이 부진한 것도 해외국 경제상황과 연관이 있다.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전 세계 교역량은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교역량이 2018년 3분기에 최고치를 찍은 후 줄어들어 지난해 –0.1% 감소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경제성장률도 2.3%로 전년보다 –0.6%p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상적인 경제활동과 생활을 위축시켜 국제 교역은 더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교역량이 13~32%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글로벌 관광객 수가 58~7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 1분기 글로벌 교역량은 전기 대비 –3% 하락했으며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현재 국내는 민간소비가 되살아나고 정부지출이 늘어나 내수를 견인하고 있지만 플러스 경제성장률을 위해선 수출의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산업 회복과 디지털헬스케어, K-방역 등 비대면 신산업 육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글로벌 경기 부진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이며 향후 자국 공급망과 무역 블록화 강화 등으로 글로벌 교역체계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