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빛바랜 태릉…반포·용산·과천에 수요자 관심폭발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김훈남 기자 2020.08.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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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빛바랜 태릉…반포·용산·과천에 수요자 관심폭발


정부가 주택공급부지로 용산·서초·과천 등 수도권 중심지를 포함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발표된 태릉골프장 등 부지보다 강남·종로 등 서울 도심권에 가까워서다.



정부는 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을 발표하면서 신규택지 발굴·용적률 상향 등으로 수도권에 주택 13만2000호를 신규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용산구 캠프킴(3100호),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1000호),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부지(4000호), 상암DMC 미매각부지(2000호) 등이다. 서울 중심지에서 가까운 이른바 '알짜'땅인 데다 공급물량도 1000호 이상으로 많아서다. 이미 발표된 태릉골프장(1만호)은 공급물량이 많지만 교통·교육 등 인프라가 부족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분산됐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 앞서 공공부지 개발지로 군 소유 태릉골프장 개발방안을 먼저 공개했다. 하지만 도심과 거리가 멀어 주택공급 해결을 위한 결정적 해결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도심지 공급대책과 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실질적인 주택공급 신호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하지만 전문가들은 "알짜 땅일수록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발표된 공급지역 모두 입지가 좋지만 문제는 확정된 곳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이 조율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종천 과천시장은 발표 직후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청사 유휴부지에 4000호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민과 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일"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도 주거지역 35층 층고제한을 고수하고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대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심지로 수요가 몰리는 만큼 청약 등 당첨확률이 낮다는 점도 우려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급의 양도 봐야한다"며 "용산, 서초, 과천은 세대수가 많지 않아 그만큼 당첨 확률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약 고점자가 아닌 경우 태릉골프장 부지 등을 노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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