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몰리자 16배 뛴 기업, 3일뒤 생긴일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8.0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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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에 각국에서 부양책을 통해 돈이 풀리면서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미국에서도 일명 로빈훗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증시에 몰렸는데, 한 유명기업 주가는 보름 새 16배 넘게 뛰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는 며칠 만에 반토막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이런 사례는 올해 몇 번 반복되는데 경고음도 나온다.

개미들 몰리자 16배 뛴 기업, 3일뒤 생긴일


카메라기업으로 유명한 코닥은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31.62% 내린 14.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전인 지난달 29일 종가 33.2달러에 비하면 절반이 안 된다.



앞서 코닥은 '제약주' 수식이 붙으며 주가가 날았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을 통해 정부가 7억6500만달러(9100억원)를 대출해주고, 지원받는 코닥이 제약사가 된다고 밝혔다. 27일 2.62달러였던 코닥 주가는 다음날 7.94달러, 또 다음날에는 33.2달러로 폭등했다.

하지만 제약업체로 변신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약을 만든다고 해도 이것이 좋은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코닥이 생산할 약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 있다고 주장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포브스는 최근 '코닥 주식을 피해야 할 3가지 이유'라는 기사에서 △말라리아 복제약 수요는 약할 수 있다 △코닥은 오랫동안 경영 상태가 안 좋다 △실적과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12년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코닥은 이후 자산을 다수 매각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이 전년비 8.2% 감소한 2억6700만달러였고 1억1100만달러의 순손실을 봤다.

코닥과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대출지원에 대한 의향서(LOI)을 체결하는 장면. /사진=코닥코닥과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대출지원에 대한 의향서(LOI)을 체결하는 장면. /사진=코닥
코닥의 주가 급등 배경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CNN은 코닥에 대해 "로빈후드에서 지난 1주일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로빈후드는 거래수수료가 없는 주식거래 앱으로 미국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선버그 투자운용의 제이슨 브래디 CEO(최고경영자)는 이 매체에 "지금 시장은 어느 때보다 개인 단기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코닥처럼 펀더멘털이 약한 주식이 인기 있는 것을 '포장발'로 설명했다. S3파트너스의 예측분석 책임자 이호르 뒤사니브스키는 CNN에 "투자자들이 지난주부터 커진 이익을 실현하려고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올해 엉뚱한 주가 급등락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22일 파산보호 신청을 한 렌트카업체 헤르츠는 주가가 갑자기 800% 넘게 뛰었다가 다시 하락했고, 중국 온라인 부동산중개사 팡둬둬(fangdd)는 6월9일 나스닥에서 장중 13배가량 폭등했다가 수일 뒤 주가가 원위치 한 적도 있다.

이들 주가의 급등락 역시 개인들의 투기성 거래가 배경에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팡둬둬(fangdd)는 미국 우량 IT주들을 뜻하는 'FANG'(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과 이름이 비슷한 것이 '호재'였다는 황당한 이유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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