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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위비 협상 새 대표에 '일본통', 한국엔 무슨 의미?

머니투데이 권다희 , 뉴욕=이상배 기자 2020.08.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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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웰턴/사진출처=미 국무부 홈페이지 도나 웰턴/사진출처=미 국무부 홈페이지




미국 국무부가 동맹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를 맡는 자리에 '일본통' 외교관 도나 웰턴을 임명했다.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의 새 대표가 되는 동시에 곧 시작될 미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도 그가 맡게 된다. 일본과의 협상에 중점을 두기 위한 인선으로 읽히는데, 한미 방위비 협상의 경우 협상단 선에서 논의할 내용은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타결을 위해선 정상급의 결단만 남았다는 미 정부의 인식이 반영됐을 것이란 의미다.

일본통 외교관, 美 정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로
미 국무부는 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안보 협상 담당 선임고문(senior adviser for security negotiations and agreements)에 도나 웰턴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최근 북극권 조정관으로 옮긴 제임스 드하트의 후임이다.

통상 안보 협상 담당 선임고문은 한국 뿐아니라 동맹국 방위비 분담금 협정을 두루 담당한다. 따라서 웰턴은 한국과 함께 일본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맡는다. 미국은 이르면 가을께 일본과의 새 협정 체결 협상을 시작하기 때문에 웰턴의 주요 임무는 일본과의 협상이 될 전망이다. 5년짜리 기존 미일 협정은 내년 3월 만료된다.



한국과의 협상을 아직 매듭 짓지 못한 미국으로서는 우선 주둔규모나 분담금 액수가 한국보다 큰 일본과의 방위비 분담 협상에 주력할 유인이 높다. 주일미군은 5만명으로 한국의 약 2배며, 일본이 미국에 내는 방위비 분담금은 연 2000억엔(약2조5000억원)으로 한국 1조389억원(2019년 기준)의 2배 이상이다.

그가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일본통 외교관이란 점 역시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의중을 시사한다. 그는 일본 나고야와 삿포로의 미국 공관 및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정무 담당 공사로 근무했으며,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일본 미술 담당 학예사도 지냈다. 일본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물이란 평가를 일본 내에서도 얻고 있다.

(서울=뉴스1) =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0.1.15/뉴스1(서울=뉴스1) =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2020.1.15/뉴스1
韓美 협상, 트럼프 결단만 남았다?…한국에 의미하는 건
동시에 이번 새 대표 임명은 한미 방위비 협상의 경우, 협상단 선에서 논의할 내용은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한미 협상단은 지난 3월말 전년대비 13% 인상안에 합의, 이를 한미 외교장관선까지 합의했다. 그러나 당시 도널드 트럼프미 대통령의 더 큰 인상률을 요구하며 막판에 타결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한미간엔 협상단 등 실무선에서 '할 수 있는' 논의가 일단락이 돼 타결을 위해서는 정상급의 결단만 남았다는 미 정부의 인식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일본과의 협상에 집중해 일본에도 막대한 폭의 인상을 요구할 경우 한국이 받게 될 영향도 관심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도 기존 보다 4배 많은 80억달러의 분담금을 요구한 바 있다.

일본이 한국에 비해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받아 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한국에 부담이다. 일본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국내 반발 여론이 한국보다 작은 걸로 알려져 있다. 국내 정치적으로 아베 신조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미국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다만 분담금 총액을 먼저 정하는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항목별로 비용을 산정하는 소요형 협정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근거 없는 인상을 요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본 내부에선 새 대표의 임명을 환영하면서도 우려가 공존하는 반응이다. 교도통신이 인용한 한 익명의 일본 정부 당국자는 "웰튼의 임명이 미일간 협상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가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이 정부 당국자는 "결국에는 트럼프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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