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우산 필수인데…부산은 "양산 없이 못다녀요"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0.08.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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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중부지방 폭우로 한강수위가 상승하면서 4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계속되는 중부지방 폭우로 한강수위가 상승하면서 4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은 물난리라던데 부산은 쪄죽겠어요. 우리나라 생각보다 크네요."

부산 연산동에 사는 직장인 정다연씨(28)는 집을 나서면서 양산을 챙겼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낮기온은 31℃까지 올랐다. 습도가 높다보니 체감온도는 이보다도 더 높다. 정씨는 "양산없이는 점심시간에 잠깐 걷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중부지방은 일주일째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침수·붕괴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장마가 끝난 남부지방은 폭염이 이어지는 극과 극 날씨를 보이고 있다. 중부지방의 장맛비는 다음주까지 이어지겠고 주말에는 비구름이 남부지방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물폭탄 떨어진 중부지방, 곳곳 침수…역대 4번째로 긴 장마
/사진=기상청/사진=기상청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 기준 서울·인천·세종·경기·강원일부·충남북 일부 등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돼있다.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 일부지역에서는 시간당 50㎜ 이상의 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경기 포천과 강원 화천사내지역에는 시간당 50~70㎜의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소강상태를 보이는 지역도 강수 구역이 불규칙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고했다.

남쪽에서 올라오는 많은 양의 수증기가 북서쪽에서 유입되는 건조한 공기와 부딪히면서 중부지방에 강한 비구름대가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이 구름대는 정체하면서 강약을 반복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연일 쏟아지는 폭우에 곳곳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이재민은 1000명을 넘어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수도권 집중호우로 13명이 사망했고 13명이 실종됐다. 물에 잠긴 농경지만 5751㏊(헥타르)가 넘는다.


유독 긴 장마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더 컸다. 올여름 중부지방 장마는 42일째 이어지고 있다. 1973년 이후 4번째로 긴 장마다.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으로 총 49일동안 장맛비가 내렸다.

펄펄끓는 부산·제주…극과 극 날씨 이유는?
/사진=기상청/사진=기상청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붕괴·침수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중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에는 현재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북태평양 고기압권 가장자리에 들어가면서 습하고 더운 폭염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 2일 밤 최저기온이 25.2℃를 기록하며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번 열대야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밤사이 무덥고 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발생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부산 뿐 아니라 △울산 26.2℃ △창원 26.1℃ △진주 25.7℃ △통영 26.1℃ △남해 25.6℃ 등 남부지방에 일제히 열대야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남부지방에서는 당분간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중부지방은 호우특보가,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폭염특보가 발표돼있고 이 추세는 내일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신선하고 건조한 공기가 중부지방에서 팽팽하게 맞서면서 지리적인 차이가 기상차이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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