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신주인수권 볕들날 오나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8.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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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진빌딩 /사진=김휘선 기자서울 중구 한진빌딩 /사진=김휘선 기자


한진칼 (58,400원 ▲400 +0.69%) 신주인수권 행사가 3일부터 가능해졌다. 8만2500만원에 한진칼 1주를 살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최근 한진칼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흐름을 보이면서 실질 행사가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오후 2시 30분 코스피 시장에서 한진칼은 전 거래일 대비 600원(0.73%) 오른 8만2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월 경영권 분쟁 이후 10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 연일 하락세다. 이날 전까지만해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신주인수권 역시 마찬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한진칼 신주인수권 가격은 2만1900원이다. 상장 당시 가격인 2만195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진칼 신주인수권은 한때 2만3500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신주인수권이란 일종의 '주식 분양권'으로 일정 행사가에 해당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다. 신주인수권과 사채로 구성된 BW(신주인수권부사채)에서 발생한다. BW 투자자는 이 둘을 분리해 신주인수권만 장내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한진칼 주가와 신주인수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신주인수권 투자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기도, 매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주인수권 상장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신주인수권 투자자의 실질 행사가(신주인수권 가격+행사가)는 10만4450원이다. 최소 이만큼은 넘어야 수익이 남는다. 현재 한진칼 주가에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2만원 넘게 손실을 입는다.


신주인수권 가격도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매도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원태 회장과 KCGI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매수 유입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장내 매수가 저렴한 상황에서 신주인수권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다"며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재개되지 않는 한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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