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전 스페인 국왕 '부패 스캔들'로 모국 떠나

뉴스1 제공 2020.08.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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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후안 카를로스 전 스페인 국왕. © 로이터=뉴스1후안 카를로스 전 스페인 국왕.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부패 혐의로 국내외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후안 카를로스 전 스페인 국왕(82)이 스페인을 떠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4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페인 왕실은 성명을 통해 "카를로스 전 국왕이 자신의 아들인 현 펠리페 6세 국왕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스페인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고, 국왕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스페인 국민, 정부기관, 왕에 헌신한다는 신념에 따라 외국으로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깊은 고뇌가 있었지만 마음의 평온을 가지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스위스와 스페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전 국왕이 카를로스 전 국왕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진 불법자금의 불투명한 운용 내역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언론에서도 정기적으로 이와 관련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스페인 대법원은 지난 6월 카를로스 전 국왕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조사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의 면책특권 때문에 퇴위 후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렸다.

그에 대한 의혹은 지난 2008년 스위스 은행 계좌에 몰래 입금된 것으로 알려진 1억달러(1193억원)에 집중돼 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1975년 파시스트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사망 이후 왕위에 올라 38년간 재위하다 2014년 6월 아들 펠리페 6세에 자리를 물려주고 퇴위했다.

그는 1939~1975년 스페인을 통치했던 프랑코 독재정권으로부터 민주적인 정권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때 그의 정부였으며 스위스 은행에 은닉된 그의 비자금을 관리하던 독일 여성 사업가 코린나 라르센이 비리를 폭로하면서 2018년 9월 스페인에서 조사가 시작됐다.

비리 내용은 스페인 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사우디의 메카와 메디나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카를로스 전 국왕이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조세 포탈 혐의도 받고 있다.

역시 수혜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펠리페 6세는 "왕실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카를로스 전 국왕으로부터의 유산 상속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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