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상 기초과학분야 시상 확대…이재용 소신 반영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08.0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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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수상자들의 모습. /사진제공=호암재단2015년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수상자들의 모습. /사진제공=호암재단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려 학술·연구 지원 사업을 하는 호암재단이 '호암상' 과학부문을 내년부터 확대 개편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과학기술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과학 분야의 연구문화를 장려하고, 지원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호암재단은 2021년부터 호암과학상을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분리해 확대 시상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호암상은 과학상 2개 부문과 공학상, 의학상, 예술상, 사회봉사상 등 6개 부문을 시상한다. 시상 부문이 확대되며 총 상금은 종전 15억원에서 18억원으로 3억원 늘었다.



호암재단 관계자는 "기초과학 분야 시상을 확대 개편하면서 기초과학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더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물리와 수학은 전통적으로 밀접한 학문이고 화학과 생명과학은 융복합화가 심화한 분야로 국내외 학계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제 과학계의 흐름을 반영해 개편 방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국내외 한국계 연구자를 발굴해 호암과학상을 수여하며 기초과학 분야를 지원해왔다. 한국 과학계의 국제적 위상을 크게 높였기 때문에 '한국형 노벨상'으로도 불린다.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제정했다.



호암재단은 올해까지 총 153명의 수상자를 선정, 상금 274억원을 지급했다.

기초과학 분야 시상 확대는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산업 생태계 기초를 다지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상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2030년 1위' 비전을 발표하는 등 미래를 향한 지치지 않는 도전을 강조하면서 삼성그룹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나가야 한다는 '동행' 철학을 강조해왔다. 호암상 시상 확대 제안도 기초과학 분야를 더 배려하자는 평소 지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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