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젠 소액주주, 임시주총 요구하며 집단행동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0.08.0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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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22,600원 ▼300 -1.31%) 소액주주들이 회사에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실적부진에 따른 경영진들의 책임을 묻고, 주가로 반영되는 기업가치를 높여달라는 달라는 집단 행동이다. 창립자이며 오너지만 회사 지분율이 높지 않은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마크로젠 (22,600원 ▼300 -1.31%)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회사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적극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 주식 토론방과 카페 등을 통해 의결권을 모으는 한편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눈다. 주총에 참석하겠다며 주식을 매수하는 이들도 적잖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경영진의 잘못으로 기업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긴 흐름을 보면 마크로젠의 주가 부진이 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마크로젠 주가(종가기준)는 지난 연말 2만4800원에서 올해 3월 4만1250원까지 올랐다. 현재 가격대는 3만6000원 안팎이다. 10년 전인 2009년 마크로젠의 주가(권리락 등 반영)는 6000~1만5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주들의 시각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2009년 1000~2000에 불과했는데 거듭된 제약·바이오 붐이 이어지면서 현재는 1만2000선을 돌파한 상태다.


마크로젠 소액주주, 임시주총 요구하며 집단행동


지수 상승률은 6~12배 수준인데 개별종목으로 들어가면 10년간 수십 배 주가가 오른 종목이 허다하다.

대표적으로 삼천당제약은 2000원에서 4만5000원대로 상승했고 코스피로 이전한 셀트리온은 1만원에서 30만원에 육박하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제약·바이오 업체 대부분은 마크로젠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은 곳들이 많다는 점도 주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주주들은 마크로젠의 홍보와 IR(기업설명회)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주주는 "마크로젠의 사업영역은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나 언론매체에서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반인이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해줘야 하는데 이런 노력에 인색하니 주가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사 경영에 대한 불만도 없지않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이 초창기 바이오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지만 최근 활동을 보면 회사의 여유자금을 제대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초 마크로젠이 회계법인 감사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 비적정(별도재무제표)을 받았다는 사실이 소액 주주들의 화를 키웠다. 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수익 인식금액이 적절하지 않을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며 회계처리 오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한국거래소에서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마크로젠 소액주주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회사에 보낸 공문에는 △IR·홍보실무자의 교체 △투자주의 환기종목 지정과 관련한 책임자 문책 △하반기 사업방향과 실적목표 △황금낙하산 조항 삭제를 위한 정관변경 등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연말 기준 마크로젠 소액주주는 1만6326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주식의 80.57%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의 지분은 8.55%이며 임원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수치는 10.1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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