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회 분량 쓸어 담았다…선진국 '백신 사재기'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8.0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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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등장 소식을 세계가 기다리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부국들이 이미 많은 양을 확보해 다른 나라들의 코로나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적했다.



/사진=AFP/사진=AFP


블룸버그는 3일 기사에서 영국 조사업체 에어피니티를 인용해, 미국·영국·EU(유럽연합)·일본이 백신 13억회 분량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협상이 진행 중인 분량까지 더하면 15억회 분량으로 늘어난다. 코로나19 백신은 2회를 접종해야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공동개발 중인 백신 1억회분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앞서 미국은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 1억회분(추가 5억회분 주문 옵션)도 확보했다. 여기에 들인 돈이 약 5조원이다.



영국도 사노피(6000만회분),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1억회분)를 통해 백신을 다량 확보했고, 일본 정부 역시 화이자와 백신 1억2000만회 분량 공급 계약을 맺었다.

EU도 사노피와 3억회 분량을 공급받는 쪽으로 합의가 진행중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공개한 에어피니티의 라스무스 베흐 한센 최고경영자(CEO)는 "기술 진보를 낙관적으로 평가하더라도 백신은 전세계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 인구는 약 78억명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관련해 비판적인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1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사재기"라는 표현을 쓰며 일부 선진국이 백신 확보에 앞장서는 데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한 국제협의체 '코백스'(COVAX)에 가입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는 WHO·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감염병혁신연합(CEPI)이 공정한 백신 공급을 위해 추진하는 협의체로, 참여국들이 백신 개발비를 공동 지원하고 백신이 개발되면 자국 인구의 20% 분량씩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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