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 올해 초 업계 최초로 도입한 클라우드 서버 기반 ‘클레임 AI 자동심사 시스템(클레임 AI)’이 부당 청구 가능성이 있는 심사 건을 찾아낸 사례다. AI는 2초 만에 문제가 있음을 식별했다. 대부분이 3~5초를 넘기지 않는다. 가장 오래 걸린 심사건이 36초였다.
부당 청구 찾아내는 ‘클레임AI’…데이터 1100만건 ‘열공’한화생명의 ‘클레임 AI’는 인공지능 핵심 기술인 머신러닝(기계학습)과 구글의 알파고로 유명해진 ‘강화학습’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한 번의 개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되는 보험금 청구 사례 데이터 학습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는 시스템이다.
‘클레임 AI’는 보험료 지급 청구가 들어오면 이를 분석해 확률에 따라 △지급 △심사의뢰 △즉시조사 등 3가지 구분한다. 보험급 ‘지급’ 결정이 대부분이다. 부정 청구 등의 사안이 의심되면 ‘즉시조사’가 뜬다. 이후 담당 조사팀이 배정돼 살펴 본다.
AI조차도 ‘지급’해야 할지, 아니면 ‘즉시조사’로 결정해야 할지 판단이 어려운 경우 ‘심사의뢰’로 분류된다. 전문 심사 직원이 직접 청구 서류를 검토하며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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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 청구에서 지급까지, 24시간→5분
‘클레임 AI’ 도입으로 업무 효율화를 이뤘지만 보험금 청구 심사 인력은 줄이지 않는다. AI 시스템은 위험도가 비교적 적은 심사를 주로 하고, 기존 심사인력은 갈수록 복잡·다양해지고 있는 난이도 높은 보험금 청구건에 투입한다. 심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준노 한화생명 보험코어S구축TF(태스크포스)팀장(상무)은 “‘클레임 AI’의 자동심사 비중을 끌어 올려 직원들은 위험도가 높은 심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실손보험 청구건이 늘었고 오래된 보유 계약도 증가해 오히려 심사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보험코어 시스템’ 2022 상반기 완료‘클레임 AI’ 시스템은 한화생명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차세대 보험 서비스 구축 계획인 ‘보험코어 시스템’ 상용화의 일환이다. 한화생명은 앞으로 보험금 지급 분야 외에도 상품개발과 고객서비스에 AI 등 디지털 기술과 시스템을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보험코어 시스템’ 구축은 2022년 상반기에 마무리된다.
2011년 이후 가입한 새 계약 70만건을 성별, 연령, 체질량지수, 음주·흡연여부 등으로 분석해 고객별 위험도를 예측하는 시스템 ‘HUSS’는 최근 개발을 마쳤다. 이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 예다. HUSS에 힘입어 연간 100억원의 보험료 추가 유입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화생명의 AI와 빅데이터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준섭 AI플러스팀장(상무)은 “비대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편의성’에 집중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며 “보험 본업을 효율화하고 자동화해 고객의 일하는 방식·생활의 변화를 반영한 신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