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꼰대정당…'윤희숙 효과'로 수적열세 넘을까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20.08.0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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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80석 거대 여당에 눌러 기를 펴지 못하던 야당에서 '윤희숙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대를 위한 정쟁보다는 정책 미비점을 논리적으로 공략해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30일 초선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저는 임차인"으로 시작하는 5분짜리 연설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윤 의원의 발언으로 모처럼 야당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통합당 내부서 '윤희숙처럼' 지지…'진정성'으로 승부수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3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윤희숙 효과의 가장 큰 교훈은 소수 야당이라도 얼마든지 원내에서, 제도 안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고 당차게 싸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은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합리적으로 끝까지 버텨야 한다"며 "윤희숙 의원의 5분 연설이야말로, 진정성을 갖고 합리적 내용으로 국민입장에서 호소하면 장외 투쟁 없이도 얼마든지 이기는 야당이 가능하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전했다.



이어 "거대여당의 독주를 이유로 또다시 장외로 나가는 것은 사실 민주당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며 "살살 약 올려 상대로 하여금 때리게 해서 폭행으로 덮어씌우는 '폭력유발자'가 바로 민주당"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은 앞서 자신의 SNS에 "윤희숙의원님! 설득력의 감동! 정책을 보는 눈, 말의 힘, 온몸으로 전해지는 진정성! 이런 분 국토부장관 하면 부동산 벌써 잡았다"고 칭찬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저는 청년들에게 검사내전보다는 윤희숙의 '정책의 배신'을 읽으시라고 권한다"며 "깨어나서 연대하고 싸우자"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연설은 첫째, 비판이 합리적이고 둘째, 국민의 상당수가 가진 심정을 정서적으로 대변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며 "이제야 제대로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수적 열세 속 제2·3의 윤희숙은 나올까? …'문제점 알리고 대안제시' 주력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또다시 수적 열세를 절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미래통합당이 '윤희숙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에 들어갔다.

이념에 집중한 대여투쟁보다 민생에 집중하면서 정책의 미비점을 지적하는 것이 더 효과가 크다는 점이 증명된 만큼 '제2, 제3의 윤희숙'을 찾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통합당은 4일 본회의에서 논의될 법안 중 종부세법·소득세법·법인세법 등 경제 분야인 점을 고려해 당내 또 다른 경제통 의원에게 발언권을 배정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후 수단으로 염두에 뒀던 장외투쟁은 접고 본회의 등 회의에는 참석하고 표결 전에 퇴장하는 전략은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당은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임대차3법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릴 것"이라며 "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생각을 바꾸고 더 정교한 입법할 수 있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의원의 5분 발언 후 온라인 상에서는 "꼰대 정당에서 정책대안 정당으로 통합당을 바꾼 윤(희숙)의원 지지합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윤 의원의 5분 발언 동영상을 공유하며 "사이다 발언", "눈물 났다", "윤희숙같은 의원 몇명만 있어도 미통당 지지하는 맘이 생길 듯" 등 호평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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