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중국)=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9.12.24. [email protected]
8월 4일의 의미…현금화 위한 국내 사법절차 본격화
4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부터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PNR(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한국 내 합작사) 주식 8만1075주에 대한 채권압류명령 효력 발생이 시작됐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이 지난 6월 일본제철에 보낸 '채권압류명령 결정' 공시를 일본제철이 받은 걸로 간주하는 절차(공시송달)를 통해서다.
다만 4일부터 현금화가 곧바로 되는 건 아니다. 국내 법적 절차가 아직 남아있다. 압류명령과 별도로 주식매각명령이 내려지는데, 이 매각명령 전 자산 감정과 매각 관련 기업 심문이 진행된다. 감정은 압류된 PNR 주식을 현재 시장에 팔았을 때 얼만큼의 가치를 갖는 지를 따져 보는 절차로,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걸로 보인다. 심문 역시 일본제철 측이 불응하면 지연될 수 있다. 포항지원이 진행 중인 현금화 절차 외 2건의 일본 기업 자산압류·매각 절차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실제 현금화 집행 시점은 올해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고야(일본)] 전진환 기자 = 강경화 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23일 오후(현지시각) G20(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일본 나고야 관광호텔에서 양자회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19.11.23. [email protected]
양측 중 어느 한쪽도 입장을 굽히기 어렵다보니 올해 하반기 한일 외교 이벤트들을 계기로도 결정적인 터닝포인트는 만들기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COVID-19)로 최종 개최 여부가 불투명 하긴 하나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연말께 의장국인 한국에서 열릴 차례다. 이 경우 한일 정상회담도 개최될 것으로 보이나 진전 없는 회담이 될 공산이 크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경우, 매해 8월 24일(매년 종료 3개월 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지난해 11월 '종료통보의 효력 발생을 정지' 시킨 상태라 올해엔 별도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는다. 물론 일본이 이 시점 전 '보복'에 나선다면 정부가 종료를 통보할 수 있지만, 일본측이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종료 유예'의 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 일본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는 등 한국 정부도 이미 현금화 상황을 상정한 대비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이미 한일 양국 모두 현금화 이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쪽으로 기운 것 같다"며 "양측 다 외교적 대화를 통한 관계개선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한일 양국 내 여론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반한 기류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며 한일간 긴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한국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반일 기류가 강화된다면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도 '극일'에 더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