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째 비 오면 고립"…영월 문개실 주민 폭우에 갇혀

뉴스1 제공 2020.08.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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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올 교량신설 예산 26억 삭감…"주민 불편 지속"
'육지 속 섬마을' 불편…커다란 싱크홀 매년 발생하기도

3일 강원 영월군 남면 북쌍리 잠수교가 범람돼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통행이 제한돼 다리 건너편에 문개실 마을 주민 20여명이 고립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오후 6시부터 8월3일 오전 9시까지 주요지점 누적강수량은 동송(철원) 341㎜, 장흥(철원) 336㎜, 외촌(철원) 334㎜, 상서(화천) 255.5㎜, 영월 243.3㎜, 북춘천 233.2㎜, 신림(원주) 193㎜, 해안(양구) 191㎜, 향로봉 176.5㎜, 사북(정선) 119㎜, 간성(고성) 78.5㎜ 등이다. 2020.8.3/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3일 강원 영월군 남면 북쌍리 잠수교가 범람돼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통행이 제한돼 다리 건너편에 문개실 마을 주민 20여명이 고립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오후 6시부터 8월3일 오전 9시까지 주요지점 누적강수량은 동송(철원) 341㎜, 장흥(철원) 336㎜, 외촌(철원) 334㎜, 상서(화천) 255.5㎜, 영월 243.3㎜, 북춘천 233.2㎜, 신림(원주) 193㎜, 해안(양구) 191㎜, 향로봉 176.5㎜, 사북(정선) 119㎜, 간성(고성) 78.5㎜ 등이다. 2020.8.3/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영월=뉴스1) 박하림 기자 = “조선건국 이래 수백 년 동안 비만 오면 잠겨 고립되는 곳입니다.”



3일 강원 영월군 남면 북쌍3리 문개실마을로 들어서는 유일한 진입로인 잠수교. 어제부터 계속되는 폭우로 인해 잠수교가 잠겼다. 주민 30여명은 꼼짝없이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차단기가 내려져있어 차량으로는 절대 마을로 진입할 수 없었다. 이날 오전 한 때 겨우 소강상태가 찾아오자 잠겼던 잠수교가 수면 위로 올랐고 간신히 도보로 잠수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비만 온다하면 꼼짝도 못 합니다.”

최병도 문개실마을 이장(56)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옥수수를 돌보고 있었다. 잠수교가 또다시 잠기면 제철 농산물을 판매하러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옥수수의 경우, 출하시기를 놓치면 수분이 날아가 상품성이 떨어진다.

최병도 이장은 “몸이 아파도 비가 와서 고립되면 치료도 못 받고 죽어야 한다”면서 “마을 초입새가 국유지도 아닌 사유지인데 왜 지자체에서 마음대로 차단기를 내려놓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 A씨는 “지난해에는 출하를 앞두고 잠수교 진입로가 막혀 수확한 옥수수로 소밥을 줬다. 군에 민원을 제기하면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군은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당초 8월 교량신설 사업을 착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인허가 협의 단계에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주민들의 피해는 지속되며 착공기일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보다 앞서 영월군의회는 “한옥마을조성사업이 착공하면 그때 교량신설 사업 예산을 세우자”고 주장해 지난 6월 3회 추경에서 올해 교량신설사업에 편성된 군비 26억 원을 삭감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한옥마을기반시설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18부터 2025년까지 국비와 군비 등 240억 원을 들여 신설교량 길이 360m, 한옥마을부지 입구까지 이어지는 도로 1.32km를 조성하는 것이다.

한옥마을조성사업도 올해 7월 착공 예정이었지만, 이 또한 인허가협의에 문제가 생겨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옥마을조성사업은 2017~2025년도 부지 33만m²에 민자 1300억 원을 들여 한옥호텔 137호, 문화전시장, 야외연회장, 간이운동시설, 정자 등으로 조성된다.

3일 오전 강원 영월군 남면 북쌍리 새마을지도자공원 표지석에서 약 5m 깊이 싱크홀이 생겨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오후 6시부터 8월3일 오전 9시까지 주요지점 누적강수량은 동송(철원) 341㎜, 장흥(철원) 336㎜, 외촌(철원) 334㎜, 상서(화천) 255.5㎜, 영월 243.3㎜, 북춘천 233.2㎜, 신림(원주) 193㎜, 해안(양구) 191㎜, 향로봉 176.5㎜, 사북(정선) 119㎜, 간성(고성) 78.5㎜ 등이다. 2020.8.3/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3일 오전 강원 영월군 남면 북쌍리 새마을지도자공원 표지석에서 약 5m 깊이 싱크홀이 생겨 복구작업이 한창이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오후 6시부터 8월3일 오전 9시까지 주요지점 누적강수량은 동송(철원) 341㎜, 장흥(철원) 336㎜, 외촌(철원) 334㎜, 상서(화천) 255.5㎜, 영월 243.3㎜, 북춘천 233.2㎜, 신림(원주) 193㎜, 해안(양구) 191㎜, 향로봉 176.5㎜, 사북(정선) 119㎜, 간성(고성) 78.5㎜ 등이다. 2020.8.3/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이날 마을에선 잠수교를 건너기 전 도로 인근의 새마을지도자공원 표지석 바로 옆에 약 5m 깊이 싱크홀이 생겨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마을 주민 이모(73)씨는 “매년 비가 내릴 때마다 싱크홀이 발생한다”며 “발생할 때 마다 흙을 퍼다 메우지만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7월31일 오후 6시부터 8월3일 오후 2시까지 영월군엔 총 257.4㎜의 비가 내렸다.

강원도에는 원주·횡성·영월·철원·화천·춘천, 정선·인제·홍천·양구의 평지와 남부산지에 호우경보가 내려졌으며 태백과 평창·삼척·고성의 평지 그리고 중부산지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호우경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90㎜ 이상 또는 12시간 동안 180㎜ 이상의 비가 예상될 때,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강수량이 60㎜ 이상 또는 12시간 동안 110㎜ 이상의 비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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