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협회장 싹쓸이 한 '롯데派'..슈퍼여당 규제 대응 과제로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20.08.04 06:00
글자크기

면세점·백화점·체인스토어·편의점협회장 모두 롯데 대표들로.."유통가 파워" vs "규제 가시밭길"

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그래픽 = 김지영 디자인기자


4년간 장기 공석이던 한국면세점협회 회장에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가 취임하면서 '롯데파(派)'가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 협회장 자리를 싹쓸이 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업계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약 180석을 확보한 '슈퍼 여당'까지 대기업 유통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이들 협회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제6대 한국면세점협회장에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가 선출됐다. 2016년 9월 장선욱 전 롯데면세점 대표가 사임한 이후 무려 4년 만에 빈 자리를 채우게 됐다.

이로써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계 협회장 자리는 거의 롯데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해 2월부터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가 대형마트·슈퍼마켓 업체 대표 단체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에 선임됐고, 지난 3월부터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가 한국백화점협회 25대 회장에 올랐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장 역시 업계 1·2위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이 아닌 롯데 계열 세븐일레븐의 최경호 대표다.

지난해 말부터 롯데쇼핑은 사업부문별 각자 대표 체제를 '강희태 BU장(부회장) 원톱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협회 업무는 각 사업 부문 수장이 계속 맡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사진)를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했다. /사진=한국면세점협회한국면세점협회가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사진)를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했다. /사진=한국면세점협회
유통가 협회장을 롯데가 휩쓸면서 전통의 유통 최강자의 여전한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가시밭길'도 예고돼있다. 갈수록 세지고 있는 정부 규제 대응 전면에 협회장 자격이지만 롯데 경영진들이 일제히 나서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약 180석의 거대 의석을 확보한 범여권이 대기업 유통 규제에 적극적인 모양새여서 부담은 더 크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 업계 상황이 매우 심각해 업계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며 "특히 이번 총선에서 복합쇼핑몰 규제 방안이 여당의 1호 공약이었을 정도로 규제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협회장들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T커머스협회는 업체 출신이 아닌 정치권 출신 인사인 조순용 회장과 김형욱 회장이 각각 맡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허가 산업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e커머스 업계 모임인 한국온라인쇼핑협회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변광윤 대표가 맡아오고 있다.
TOP